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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이 같이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앞 다퉈 건설하는데는 민선교육감의 영향이 적지 않다. 학교운영위원 등 투표인단들에게 표를 얻기 위해서는 선거공약으로 제시해야 하고, 임기 중에는 어떻게든 실행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작 불요불급한 시설물개보수 예산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이처럼 겉멋을 내는데 형세를 펑펑 썼으니 '표 없는' 학생들을 위한 예산이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다. 실제로 울산지역 전체 초중등교 가운데 실내체육관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는 65%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화장실의 시설현대화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제때 화장실을 가지 못해 오줌소태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남구 월평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화장실 중 절반만 현대화를 하고 나머지는 재래식으로 그냥 남겨두고 있다. 당연히 학생들은 현대화된 화장실에만 몰리게 됨으로써 결국 이용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 학생들이 수업시간 도중에 화장실을 가겠다고 손을 드는 학생이 너무 많아. 이를 나무랄 처지도 못된다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상황이 이렇지만 교육청으로부터 시설개보수 예산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예산을 달라는 학교는 많고 예산은 빠듯하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교육수요자 최우선'이 어른들의 허장성세로 실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