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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경산에 살고 있는 부모님을 방문했다.
 지난 구정 때 방문하였지만 5월은 가정의 달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아내, 아들과 함께 직장 퇴근 후 방문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부모님은 "내가 죽어도 너희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고 하셨다. 이유는 경북에 있는 모 의대에 사후 시신기증을 하셨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시신 및 장기기증을 하였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나는 별 대수롭지 않게 웃으면서 말했다. "본인이 기증을 해도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는데요." 이 말은 내가 부모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한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은 기증에 따른 유언장을 의대 측에 제출 하였으므로 기증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셨다. 사망을 하게 되면 당일 예배를 드리고 바로 의대에 연락을 하면 그 다음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다.
 화장까지 다 해주기 때문에 3일장을 하면 첫날 기증한 후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지? 3일째 되는 날은 장례 절차가 어떻게 되지?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 일을 통해 내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중년의 젊음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직장을 퇴직하면 2년(?) 정도는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장 맡은 일에 더욱더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부모의 나이가 올해 각각 72세와 70세이다. 나는 부모의 시신을 기증할 날이 앞으로 30년은 족히 남았다고 기대 섞인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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