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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OECD 발표에 의하면 34개 회원국 중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4.2점, 32위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그에 반해 2010년부터 4년 연속 OECD 국가 행복지수 1위인 호주의 비결은 무엇일까?
 2009년 호주의 한 방송사에서는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무려 120만 명이 참여한 초대형 심리 프로젝트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개인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봉사활동과 '기부'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부를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동의어로 여기는 것 같다.
 기부란 그저 사회지도층들이 사회를 위해 베풀어야 할 의무이니 먹고 살기 바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이다.
 언론에서 조차 고액 기부만을 화제로 삼으며 기부의 본질보다는 금액을 강조함으로써 소액 기부자들이 지갑을 여는데 주춤하게 한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사례를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경제적인 부와 기부율과의 관계가 절대 정비례하지 않다는 것은 스리랑카, 태국 등 동남아의 소액 기부율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다는 통계수치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들은 일찍이 나눔이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크고 작음을 떠나서 기부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일상 속에서의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경기도 부천시는 최근 지하철 출구에 '걸으면서 기부하는 건강 계단'을 설치했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그만큼의 전기료가 감면될 것이라는 점을 착안, 계단 이용 시민 1인당 10원의 기부금을 적립하여 소외 계층의 복지기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운동도 되고 기부도 하고 일거양득이다.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티가 나지도 않지만 무언가 뿌듯한 마음을 심어주는 기부 실천의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
 또한 북구의 평범한 주민들로 구성된 모임인 '이웃 사랑해'에서는 14년째 매년 겨울이면 군고구마를 판매해 그 수익금을 지역 아동센터 및 복지시설 등 소외 계층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그리고 북구청 직원들은 '희망나래 성금'을 통해 월급에서 5,000 원 또는 1만 원을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있으며, 적립된 성금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에 지원하고 있다.
 막상 기부하고 싶어도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는 방법이 있다.
 연말을 맞아 울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희망 2016 나눔 캠페인' 온도탑에 사랑을 쌓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주 작은 정성으로도 온도계 눈금을 올리는데 동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금은 정말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소중히 쓰일 것이다.

 나의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흐뭇해진다.
 이상한 일 아닌가? 내가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마음 한쪽이 따뜻해진다.
 그렇다면 기부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닌가 보다.
 남을 돕는다는 결과보다 그 마음을 먹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충족감이 더욱 크기 때문에 결국 나를 위한 행위이다.
 무언가 사회의 보탬이 되는 존재라는 느낌은 나의 삶을 더욱 온전하게 하고 내면의 행복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그 행복의 크기는 분명히 액수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맘때가 되면 흘러나오는 구세군 종소리를 죄책감으로 들을 것이 아니라 나의 즐거움을 채우는 노랫소리로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의 작은 행복들이 쌓여 내 주변이 행복해진다면, 나아가 우리 사회가 함께 행복해진다면 다른 OECD 국가들처럼 우리나라도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따뜻한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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