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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인구가 늘면서 계절을 가릴 것 없이 연중 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인파가 넘쳐나고, 도심지 주변 가까운 동네 뒷산에도 산책과 운동을 즐기려고 수시로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고 있다.
 산에 자주 가지는 않더라도 연중 한 두 번도 가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숲길을 걷다보면 이름은 잘 모르나 눈에 친숙한 나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소나무가 가장 많이 보일텐데 소나무는 온갖 풍상을 견디고 살아간다해서 우리 민족 정서상 가장 사랑받는 나무 중 하나다.
 소나무 옆에는 참나무가 보인다.
 참나무는 한가지 수종을 이름하는 것이 아니라 참나무과(Fagaceae : Beech, Oak Family)에 속하는 여러 가지 수목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참나무로 불리게 된 유래는 쓰임새가 많은 유용한 진짜 나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참나무의 대표 수종으로는 6가지가 있는데 각각 이름 붙여진 유래를 살펴보면 재미난 점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상수리나무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이 피난을 가던 중 배가 고플 때 백성들이 도토리묵을 만들어서 수라상에 올렸는데 임금님이 맛있게 먹었다고 하고 이후에 계속 수라상 위에 올랐다 하여 상수리나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굴참나무는 나무껍질이 세로로 길게 갈라진다고 하여 골나무에서 굴참나무로 불리게 됐으며 신갈나무는 옛날에 짚신 안쪽에 신갈나무 잎을 신발 깔창으로 깔아서 신었다고 해서 신갈나무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떡갈나무는 옛날에는 종이나 포장지가 없어 먼 나들이 갈 때 큰 떡갈나무 잎으로 떡을 싸서 가져간다고 해서 떡갈나무라 했으며 갈참나무는 잎이 가을 늦게까지 나무에 달려있어서 가을의 참나무 갈참나무라 하고 막내 나무인 졸참나무는 잎이 가장 작아서 쫄병참나무 졸참나무라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져 온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참나무와 먹이동물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최근 출근길 라디오 뉴스에서 도심지 한복판에 멧돼지떼가 출몰해 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멧돼지떼가 산에 있지 않고 사람이 사는 주택가에 내려온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예전과 달리 숲이 우거져 칡, 다래 등이 줄어들면서 멧돼지 먹거리가 부족한 것이 주된 이유일 수 있고 야생동물 보호정책에 따라 수렵이 제한되고 있고 호랑이나 표범 등의 천적동물이 사라져서 개체수가 급증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소위 '인간 다람쥐(도토리를 채취하는 사람)'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산에 올라 도토리를 무분별하게 채취하고 있는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산속 동물들에게 도토리는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먹이인데 동물이 먹기에도 부족한 도토리를 사람이 먹으려고 채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그 양 또한 엄청나다고 하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런 간섭행위가 자연생태계 질서를 혼란하게 하고 결국에는 산속 동물을 도심지로 내모는 결과를 낳아 동물과 사람 모두가 피해를 보게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는 숲속 도토리가 아니더라도 현재 충분히 많다.

 도토리는 먼저 숲속 동물들에게 양보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여진다.
 가정집에서 기호음식으로 도토리묵을 조금씩 먹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많은 양의 도토리를 채취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게는 참나무와 먹이동물의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크게는 자연생태계가 변함없이 순환될 수 있도록 우리 사람들이 노력해야 한다.
 도토리 채취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란 사실상 어렵지만 사람들 스스로 도토리 채취량을 줄여 산속 동물들이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먹이는 남겨 두는 작은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함께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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