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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신규 울산시 녹지공원과

69만3,000본, 420억. 2000년 소나무재선충병이 울산시에 처음 발생된 이후 지난해 사라진 소나무 수와 소요된 예산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될 경우 100% 고사되는 병으로 1988년 최초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2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우리의 소중한 산림자원인 소나무, 해송, 잣나무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현재 전국 80여개의 지자체에 확산돼 사라진 소나무만 해도 무려 900만본에 달한다.
 2005년 한때 특별법 제정 등 범정부적 노력으로 감소되기도 했으나, 제한된 예산범위 내에서의 사업 추진 등 방제정책 문제와 고온·가뭄 등의 기후적 요인이 결합해 2013년부터 다시 급격히 확산추세에 있어 시민과의 약속인 2017년까지 완전방제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시에서는 이미 2014년 '소나무재선충병 완전방제 실천전략'을 수립하고, 매개충 우화기 이전 피해고사목 전량제거, 훈증에서 파쇄위주의 피해목 처리방법 개선,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박멸을 위한 항공 및 지상방제, 우량소나무림 예방나무주사 확대, 페로몬 유인 방제 등 다양한 방법 시행으로 2017년 재선충병 청정지역 선포의 5대 실천과제를 정하고, 전국 최초로 헬기를 이용한 피해목 수집법을 도입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금년 4월말까지 98억원의 예산으로 12만7,000본의 감염된 소나무를 제거하는 등 2017년 청정지역 선포를 위해 방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게 제어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에서는 지난 9월, 2014년에 수립된 '소나무재선충병 완전방제 실천전략'에서 발생된 문제점을 보완한 '2015년 소나무재선충병 완전방제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에 나서고 있다. 이는 2017년까지 관리가능한 수준으로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의 방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수립된 방제전략의 핵심은 책임방제구역제 시행이다.
 이전까지는 입찰을 통해 방제업체를 결정함으로써 한 구역에 매년 다른 업체가 방제사업에 참여를 하게 됨으로 잔가지 방치, 피해고사목 누락 등 부실방제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았고, 입찰결과에 따라 일부 업체에 사업이 집중돼 작업인력, 장비 확보가 어려워 방제작업이 지연 되는 등 적기방제가 어려웠다.
 책임방제구역제 시행으로 방제물량을 균등하게 배분하고 계약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업체에서도 원활한 인력수급과 사업기간을 충분히 확보함으로 품질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울산시는 이러한 책임방제구역제 시행은 방제품질향상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산림법인의 육성과 전문성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 보고 지난 10월 7일 본격적인 책임방제구역제 시행를 위해 구·군 및 산림조합, 산림법인과 협의해 재선충병 피해지역을 26개로 구분하고 지역업체에 2개의 책임방제구역을 담당케해 현재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특히 사업의 품질 평가를 통해 방제가 부실하거나 사업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업체는 사업물량을 줄이거나 책임방제구역제에서 제외하고, 우수업체는 방제물량을 늘리거나 방제구역 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벌칙과 인센티브 제공으로 방제사업의 책임감을 부여할 예정이다.
 다행스럽게도 금년 가을철 추진중에 있는 방제사업 점검결과 책임방제 시행 이후 방제품질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향상되고 있고, 산림조합과 법인들도 책임감을 갖고 방제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2017년 울산시의 완전방제 목표가 현실로 다가올 기세다.
 이와 더불어 오는 1월부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추진협의회가 구성돼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운영될 예정에 있다. 책임방제가 방제품질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협의회는 현장에서 발생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추진사항을 능동적으로 점검하기 위함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의 완전방제는 우리민족 정신의 뿌리인 소나무를 지켜 미래세대에 풍요롭고 가치있는 숲을 물려주기 위한 소명이며 숙제라 할 수 있다.


 다행히도 울산시는 지난해 전국최초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과정에서 발생된 훈증더미와 향후 제거되는 피해목을 헬기를 이용해 산림바깥지역으로 이동해 처리하는 방법을 시행했고, 올해는 전국 최초 시·도 단위의 책임방제구역제를 시행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시민과 약속한 2017년 완전방제 목표 달성코자 하는 강력한 의지다.
 지난 10년간 온 시민적 노력으로 하늘도, 강도, 산도 푸르른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울산시 전체 행정구역 면적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을 울창하게, 푸르게, 쾌적하게 가꾸는 일이야 말로 품격있고 따뜻한 울산을 만드는 가장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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