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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이제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TV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자살소식뿐 아니라 우리 주위 이웃들의 자살소식까지 이제는 자살이 너무 흔한 일들로 취급되고 있고, 이를 보는 사람들도 이제는 충격이나 놀라운 소식이 아닌 그저 하나의 일상처럼 무뎌져 버린 게 현실이다.

 그리고 불명예스러운 사실이기는 하나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0여년째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부모님을 부양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감에 따라 노년층의 고독감과 소외감, 거기에 더해지는 경제적 문제까지 겹쳐 절망감에 빠진 노년층의 자살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불명예에서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5년 심리부검(Psychological autosy - 가족 친지 등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살자의 사망 전 일정 기간 동안의 심리적 행동 변화를 재구성하여 자살의 원인을 추정하는 방법) 분석결과'에 따르면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은 항상 주변인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는데, 3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로 죽음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는 언어적 신호이다. "내가 먼저 갈테니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 "천국은 어떤 곳일까?"등의 직접적 표현이다.
 두 번째는 행동적 신호이다. 현금 등 중요한 소유물을 가족에게 전달하거나 수면상태나 식욕 및 체중의 급격한 변화, 농약이나 번개탄 등 자살에 필요한 물건의 구입, 급격한 음주나 흡연량의 증가 및 외모관리에 무관심해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정서적 신호인데 이는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리거나 웃지 않고 말이 없어지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며 무기력해지는 등의 신호를 말한다.
 이렇게 자살사망자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경고신호를 보냈으나 가족들의 대부분은 안타깝게도 이러한 경고신호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이번 조사됐다.

 그리고 심리부검 분석 결과 중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사망 당시 음주상태인 자살자가 39.7%에나 달하며, 사망자 본인 외 가족 구성원이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53.7%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알코올의 유해한 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구청에서는 자살에 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자살예방센터를 2015년 4월 개소해 운영 중에 있다.
 알코올 문제에 관해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도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어 두 기관의 유기적인 연계와 유관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살률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자살위기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자살징후를 알아차리기는 어렵지만, 심리부검 분석결과를 보면 자살 예방, 그 문제의 해답은 가족의 '관심과 질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청과 공감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의 적절한 평가와 치료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자살은 단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가족, 친구, 치료진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회적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런 우리 모두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괜찮니?" 라는 이 짧고 따뜻한 하나의 관심가진 질문이 자살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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