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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은 4대 1로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평가 가운데 "이세돌은 인공지능을 이긴 최후의 인간일 수 있다"는 말은 큰 충격으로 와 닿는다.
 우리나라에서 인공 지능 로봇 권위자인 한재권 한양대 교수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지금 우리가 살아 있는 가까운 미래에 터미네이터 같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미래 과학기술의 발달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줄 수도 있지만 터미네이터 같은 나쁜 생각을 가진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나타난다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하지' 란 걱정을 심각하게 하게 된다.
 앞으로의 사회는 '모든 생활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유비쿼터스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다.
 한편으로 도서관 관계자로서 미래 도서관은 어떻게 될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오랜 세월동안 두레와 품앗이로 대표되는 공동체 사회에서 최근 몇 십년 사이에 과학기술의 발달만큼 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급격하게 변화했다.
 그 결과 경제 규모의 성장과 함께 개개인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반면, 주변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 정(情)이 없는 사회가 돼버렸다.
 이에 따라 현대사회는 왕따, 고독사, 엽기범죄, 자살 같은 많은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말 로봇에 의해 인간이 지배당하고, 유비쿼터스 사회가 오히려 인간을 구속하고 통제하는 사회가 미래의 세상일 것이란 불길한 예감도 든다.
 한재권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인문학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문학적 사고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어디서 인문학적 지식을 쌓아 생각의 범위를 넓혀 나가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라는 또 다른 문제에 부딪친다.
 예전 공동체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함께 힘과 뜻을 모으던 곳이 동네 사랑방이나 마을의 정자나무였다.
 공공도서관은 역사적으로 볼 때 지식과 정보를 소수의 특권계층만이 독점하는 것이 아닌 함께 나누고 시민들의 지적 수준을 골고루 높이려는 데에서 출발했다.
 또한 '학교'로 대표되는 정규교육이 아닌 모든 '학교 밖 교육', 즉 평생교육의 최전선에 공공도서관이 있다.
 다시 말해서 공공도서관은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서관은 이렇게 얻은 지식을 서로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것은 바로 공공도서관이 우리의 미풍양속인 공동체 사회에서의 동네 사랑방이나 마을의 정자나무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인 것이다.
 지난 2004년, 인구 13만 북구의 첫 도서관인 기적의도서관이 중산동에 들어섰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북구엔 19만 여명의 주민이 살고, 도서관은 6개의 구립도서관이 지역 곳곳에 들어섰다.

 게다가 네트워크 작은도서관 12개소가 있어 북구 어디서든 10분 안에 갈수 있게 발전했다.
 현재까지 북구의 도서관을 평가한다면 '도서관 인프라를 구축하는 10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젠 소프트웨어를 채워 미래를 내다보는 10년이 돼야 한다.
 10년 후에 북구는 인구 30만 명의 문화주거 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다.
 이때 북구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까? 인구 유입에 따라 몇 개의 도서관이 더 생길수 있겠지만 앞으로 생겨날 도서관 수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북구에는 '도서관 가까이 있는 특정 지역'이 아니라, 지역 곳곳에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북구민 전체의 인문학적 수준을 높이고 공동체 문화를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북구 도서관은 자연환경과 산업여건에 맞는 자료와 서비스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구는 강과 산,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대규모 공업지역이란 산업 환경을 잘 살릴 수 있는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맞는 자료를 수집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 문제나 쟁점을 토론하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으로 도서관이 자리 잡아나간다면 분명히 도서관 중심의 문화 명품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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