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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爲也 非不能也 (불위야 비불능야)
[울산포럼] 김의식
2016년 07월 04일 (월) 16:26:25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희망을 가득 품고 맞이한 2016년도 어느 덧 절반을 보내고 있는 지금, 작년보다는 더 나은 올해가 되리라는 희망과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지만 안타깝게도 경기불황과 관련된 뉴스들이 방송과 신문지면의 많은 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울산의 경우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따른 조선해운산업 불황의 여파로 활기를 잃어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에 휩싸이면서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는 근래의 상황을 보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서민에게 더 가혹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대형 조선소는 자구안으로 구조 조정과 인원 감축을 발표하고, 협력업체는 도산과 일거리 감소에 따른 실직, 소득감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까지 가중돼 지역 내 서민의 경제 상황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신용회복위원회는 빚이 많아 힘들어 하는 서민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기구이다. 채권금융회사와의 중재를 통해 채무를 일부 감면하거나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채무조정을 해 드린다.
 하루에 위원회를 찾는 분들은 2,000여 명, 대부분 실직이나 폐업 등으로 수입이 없거나, 소득에 비해 채무가 너무 많아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하기 어려운 분들이다. 최근에는 아직 연체되지는 않았지만 한계상황이라고 판단돼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중 채무자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채무가 있다는 것은 자기관리에 실패했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일차적 책임은 채무자 본인에게 있으며 그러한 시선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소비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남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빚을 못 갚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과 여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침체와 기업의 경영활동 부진 및 이에 따른 일거리 감소로 인한 소득감소와 실직, 이런 부분들은 사회가 같이 책임지고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중 채무자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빚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이 또한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과 손실이 아닐까?
 과중한 빚으로 어려움에 놓인 분들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생활하고 있는 시·구청의 공무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유관기관의 임직원과 더불어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까지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긴 항해 속에서 누구나 평탄한 삶을 원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과 역경을 만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역경이 문제가 아니라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 위원회에 방문하는 분들은 역경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가려는 서민이 대부분이다. 그 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그 동안의 힘겨웠던 과정을 짐작해 볼 수 있으며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상담 후 희망과 용기를 되찾고 위원회 문을 나서는 뒷모습을 볼 때 우리 직원들은 큰 보람을 느낀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시기 새 왕조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 드라마 속에서 정도전의 역을 맡았던 조재현 씨가 비장한 표정으로 강조했던 대사가 생각난다. 
 不爲也 非不能也 (불위야 비불능야).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를 갖지 못해 삶의 무한한 가능성을 놓쳐버린 사람들에게 전하는 맹자의 지혜다.'
 활기차고 건강한 사회로 재도약을 위해서는 과중채무로 인해 어려움에 빠진 당사자 뿐만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 지역주민과 늘 함께하는 지자체 공무원, 채권금융회사 임직원 등 모두가 협력하고 상생하는 지혜를 함께 나눌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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