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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자녀발달과 엄마의 욕심
구본숙 수성대 외래교수
2016년 09월 12일 (월) 15:01:43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17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육아 탓에 집은 늘 어지럽혀져 있고 무릎과 손목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몸은 고단하다.
 그러나 건강하고 귀엽게 자라는 아이를 보면 힘든 마음보다 보람과 기쁨이 더 크다. 비록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말과 사물을 조금씩 배우는 과정을 보면 아이가 인지발달 영역에서 똑똑하고 총명하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똑똑함과는 별개로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행동발달 부분이 다른 아이들보다 약간 늦어 한동안 마음이 불편했다.
 17개월인 아이는 일명 '쪽쪽이'라 불리는 노리개 젖꼭지를 아직도 떼지 못하고 있다. 돌 전후로 끊어야 할 노리개 젖꼭지를 아직도 하고 있으니 걱정도 되고 답답하기도 했다. 아이는 노리개 젖꼭지를 해야만 잠도 잘 자고 마음의 안정도 얻는 듯 해 끝까지 모질게 끊어주지 못했다.
 처음 노리개 젖꼭지를 하게 된 계기는 외출 시 아이가 울거나 칭얼거려서였다. 타인에게 시끄럽거나 방해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물려줬는데 그 때 이후로 실내에서도 집에서도 물려달라고 떼를 썼다. 시간이 지나 돌이 지날 무렵 빨리 끊어줘야겠다는 마음에 억지로 뺏더니 서럽게 울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노리개 젖꼭지를 아직도 떼지 못했다. 엄마의 마음도 모른 채 아이는 지금도 여전히 쪽쪽거리며 노리개 젖꼭지를 빨며 흡족해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역시 돌 이후에 떼야 할 젖병과 분유도 아직 떼지 못하고 있다.
 엄마가 신경써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지만 필자도 나름으로 노력을 해 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컵에 익숙하게끔 연습시키며 물이나 아기가 마시는 음료 등을 넣어서 준 적이 여러 번이다. 그러나 모두 쏟아버리거나 컵 안에 손을 넣는 장난을 치기 일쑤였다. 먹여주기도 해 봤지만 아주 소량만 먹을 뿐이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컵 사용을 반복해 봤지만 한계에 다다르자 필자와 아이 모두 지쳐버렸다. 또한 생우유는 분유와 섞어서 주면 먹지만 따로 줄 때는 전혀 먹지 않았다. 결국 생우유를 먹어야 할 지금도 분유를 먹이고 있다.
 아이가 시기에 맞게 넘어야 할 발달과업을 행하지 못하자 엄마로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이를 키우며 결심한 행동 가운데 하나가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자"이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조급함도 생기고 다른 아이들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도 내심 들기 시작했다. 내 아이가 뒤쳐질까 봐 머릿속은 불안함마저 엄습해왔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무조건 내 아이가 발달이 빠르고 영리하길 바란다. 아이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최고이기를 희망한다. 실제 아이가 그렇게 자라준다면 부모로서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육아를 하며 이 부분은 매우 공감한다. 아이가 늦어지는 문제가 곧 엄마가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보편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아이와의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인생을 길고 넓게 생각해보니 그렇게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영유아 발달의 시기는 통계적 자료일 뿐 모든 아이들에게 부합하지 않는다. 누구든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껏 필자의 아이는 특별히 아프거나 입원을 한 적은 없다. 건강하게 자라준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다. 크게 생각하면 별 일 아닌 아이의 발달 영역을 가지고 괜한 욕심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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