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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병신년 한해 울산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태풍과 지진 등 전무후무한 자연재해가 발생해 역대급 피해를 입었고 10명이 숨지는 관광버스 화재 참사 등 참혹한 사고도 이어졌다. 울산의 화약고인 석유화학단지에서도 폭발과 유독물질 유출 등 각종 사고가 이어져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불거진 경찰 등 공무원들의 비위 사건은 일년 내내 이어져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최악의 경영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조선업종은 지역 경제에 큰 시름을 안기기도 했다. 대량 구조조정에 따라 실직률과 임금 체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그 여파는 여전히 울산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울산시가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074억 원의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 성공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이었다. 편집자

태풍 '차바' 울산 강타 1,930억원 피해

10월 5일 제 18호 태풍 '차바'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은 기상관측 기상관측 이래 최대치인 시간당 최대 104.2㎜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각종 시설물이 파손되고 주택이 침수됐으며 강기봉 지방소방교를 비롯해 3명이 숨지는 역대급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울산시가 추산한 피해만도 주택침수 2,968건, 차량침수 1,670건, 도로파손 628건 등 총 6,289건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피해액만 1,930억원에 이른다.
태화강은 범람 위기 속에 14년 만에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회야댐과 소하천 등이 넘쳐나 중구 태화동 주변 아파트와 상가의 침수피해가 엄청났다.
가장 큰 피해를 입었지만 특별재난구역 선포에서 제외된 울산 중구는 피해복구를 위해 국·시비 128억여원을 확보해 복구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배수장 관리 소흘과 관련해 현재까지도 주민들과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 경주 5.8 강진에 울산도 흔들

올 한해 울산은 지속적인 지진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7월 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69일만인 9월 12일에는 규모 5.1의 지진과 5.8 규모의 추가 지진이 이어지면서 추석을 앞둔 시민들을 일시에 지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한반도에서 그동안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였다.
지진의 여파로 울산은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고 선반이나 싱크대의 접시가 떨어질 정도의 강한 진동이 감지됐고 인파가 몰린 대형 마트와 백화점에선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는 바람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경주 지진의 여진은 지금까지 모두 470여차례 발생했고 규모 3.0~3.9 여진이 모두 16회에 이르는 등 여전히 지진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지진 피해 학교 내진 보강에 필요한 특별교부금 213억원을 확보했다.

4·13 총선 울산 새누리 참패 독식 구조 깨져

올해 치러진 4·13 총선에서 울산은 새누리당이 사실상 참패하면서 여당 독식 구조가 깨졌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6석을 싹쓸이 했던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중구만 온전히 지켰을 뿐, 나머지 지역구에서는 참패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구와 북구에서는 진보성향의 무소속 후보에게 압도적 표차로 지고, 울주군에서도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현역 의원에게 참패하는 등 전체 의석(6석)의 절반을 내준 것이다.
새누리당의 울산 총선 참패는 민주적 시민권과 사회경제적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울산 유권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은 옛 통합진보당 출신인 동·북구 후보들에 대해 막판 종북 프레임으로 적극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성난 민심에 불을 지핀 꼴이 됐다.

반구대 암각화 임시물막이 실험 결국 실패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설치된 '가변형 임시물막이' 통합실외모형이 결국 실패하고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암각화 보존문제는 울산시가 정부와 10여 년 동안 갈등을 끌어오고 있는 사안인데 이후 보존 방법에 대한 결정은 내년 초에야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용역은 물막이댐이 실패한 만큼 암각화 앞으로 물이 흐르지 않도록 80곒 앞에 생태제방을 쌓아 물길을 돌리는 게 골자다.
사연댐 수위를 낮추고 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 식수로 공급하는 안이 최선이지만, 천문학적 배관망 사업비와 대구·경북권 합의가 전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청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용역 결과가 생태제방으로 결정되더라도 수용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석유화학공단 안전사고 이어져 시민불안 가중

울산의 화약고인 석유화학공단은 올해에도 각종 사고가 이어졌다.
10월 온산의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에서 원유배관을 옮기는 작업 과정 중 이설 잔유를 제거하다 폭발이 발생해 협력업체 근로자 김모(45)씨 등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8월에는 효성 울산 용연3공장에서 산업용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배관이 폭발해 근로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6월에는 온산공단 내 고려아연 2공장에서 유독 물질인 황산 70% 농도 액체가 누출돼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화상을 입었다.
4월에는 온산공단 내 도로변에서 배관이 파손돼 질소가스가, 3월에는 한화 온산공장에서 질산가스가 누출됐다.
전국 최대의 화학물질과 유독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울산은 화학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방재센터가 구축됐지만 해마다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어 시민 불안감은 여전하다.

현대重 등 조선 구조조정 실업대란 현실화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결국 분사와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추진하면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대량 해고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1월 이사회를 통해 기존 사업부문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분사 안건을 결정했다.
또 구조조정의 여파로 울산의 실업률은 3.9%(11월 기준)를 보였는데 이는 1년 전보다 1.7% 치솟은 수치다. 울산지역 올해 체불임금액도 354억4,0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불임금의 대부분은 조선업종에서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의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도 올해 11월 말 기준 1만여명 이상 줄었고 현대미포조선도 2,000여명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12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재가입하는 산별노조 전환을 추진해 사측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광역시 승격 20주년 걸맞는 국가예산 확보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울산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074억 원의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 성공했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액은 2016년 국가예산 2조3,103억 원에 비해 1,971억 원이 증액된 규모로, 지난 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국고보조사업은 512건 8,535억 원이고. 국가시행사업은 39건 1조6,539억 원이다.
시가 신청한 정부예산 반영 목표인 2조3,378억 원 대비 1,696억 원(7.3%)을 초과 달성했다.
정부 추경에서 삭감된 160억 원 등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사업비 280억 원이 전액 확보된 점이 눈에 띈다.
또 내년에 권역심뇌혈관센터(설치비 15억 원)가 설치되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휴식·힐링·놀이공간인 반려동물문화센터(21억 원), 제2실내체육관건립(84억 원), 울산시립도서관(49억 원) 등도 차질없이 추진된다.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참사에 10명 사망

지난 10월 태화관광 소속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 1차로에서 울산방면으로 진출하기 위해 2차로로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다 사고가 발생, 10명의 승객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는 오른쪽으로 쏠리면서 도로변에 설치돼 있던 콘크리트 방호벽을 3차례 들이받았고, 마찰로 인한 불꽃이 연료탱크에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버스를 몰았던 기사는 교통 관련 처벌 전력이 10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사고 직후 타이어 펑크가 원인이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이 사고 원인이라며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현재 태화관광 대표와 도로공사 현장 책임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고용노동부는 경찰의 의뢰로 태화관광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부당한 근로계약조건 등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교육공무원 등 잇단 비리에 도마

1년 내내 울산 공무원들의 각종 비위도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1월 만취한 부하 여경을 모텔로 데려갔던 경위가 파면되는 것을 시작으로, 3월에는 부하 여직원을 술자리에 불러내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발언을 한 간부 2명이 해임 등 징계를 받았고 같은달 부하 직원들에게 담배 심부름, 세차 등 개인 심부름을 시킨 간부 2명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6월에는 울주서 소속 경감이 혈중알코올농도 0.183%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됐고, 10월에는 남부서 소속 경위가 울주군의 한 사무실에서 지인 3명과 도박을 하다 적발됐다. 11월에는 남부서 A경위가 형사 사건에 휘말린 지인으로부터 250만원을 받아 챙겨 구속되기도 했다.
교육직 공무원들은 성추문이 잇따랐는데 초등학교 교감은 동성 남자 교사를 성추행하고, 한 고등학교 남자 교사는 여학생들을 수차례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적장애를 가진 여중생과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들통났다.



국내 첫 개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성공 마무리

국내 최초로 개최된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올해 울산시 울주군의 최고 사업으로 선정됐다.
울주군이 올 한해동안 추진된 주요 사업을 결산하면서 군정 최고의 사업을 뽑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위는 산악계의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와 함께 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뽑혔다.
대상의 영예는 폴란드의 산악인 '예지 쿠쿠츠카'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유렉'에 돌아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원의 시상금이 전달됐다.
이번 산악영화제는 주최 측 추산 5만3,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고, 경제파급 효과는 1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웰켐센터 일원에 조성된 작천정별빛야영장과 작은영화관(알프스시네마), 국제클라이밍센터도 관광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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