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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호성 영남손보협회 부본부장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고향을 찾는 행렬이 올해에도 변함없이 시작될 터인데, 이때 너 나 할 것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는 고향 길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자동차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평소에는 40∼5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지만 설에는 대부분 평소의 5∼10배 이상 장거리를 운행하게 된다. 그런데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길에 자동차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귀향길이 사고로 이어진다면 여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3년간 설 연휴기간의 교통사고 추이를 살펴보면 하루 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명절당일을 포함한 귀성길이 579.3건(19.3명 사망), 귀경길이 455.7건(14.2명 사망)으로 분석돼 귀성길 교통사고가 귀경길보다 약 1.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가족 단위 또는 단체 이동(대중교통)에 의한 교통사고 건당 사상자수가 많고, 교통량이 적은 심야와 새벽시간대의 이동이 많아 사고발생률과 치사율이 평상시보다 25% 높게 나타난다.

 이런 결과를 돌이켜 보면 즐거운 명절에는 좀 더 여유 있고 양보하는 방어운전이 필요하다 하겠다. 아무리 능숙한 운전솜씨를 가졌다 해도 자동차 운전에는 왕도가 없다는 점, 제 아무리 뛰어난 원숭이도 언젠가는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처럼 순간의 자만이 자칫 불행한 사고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특히 요즈음은 기온하락으로 빙판 끼는 곳이 자주 발생하여 운전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빙판이 심한 지역을 지날 때는 내 차의 존재를 다른 차의 운전자에게 인식시킬 수 있도록 조심조심 운전하고 무엇보다 감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운행할 때는 가드레일이나 차선을 기준으로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빙판길을 주행할 경우 불과 몇 미터 앞을 분간할 수 없는데도 속력을 내 달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도 위에 마냥 서 있을 경우엔 뒤차에게 추돌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변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장거리를 운전하다보면 빨리 가려고 서두르는 심리가 발생하는데 조급심리가 발생하면 빨리 달리려는 의식에만 집중되어 운전에 필요한 정보의 처리와 판단이 소홀하거나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의외의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많다. 약간의 시간 단축을 위해 조급히 운전을 할 경우 즐거운 귀향길이 영원히 불행한 길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귀향 시에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속도로 운행의 위험성은 무엇보다도 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동차가 고속으로 운행하는 관계로 순식간에 장애물에 접근하게 되어 제동 거리가 길어지고 전복이나 전도가 쉽게 되는 등 과속을 한다든지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조작 실수가 있다면 중대한 교통사고로 이어지게 됨을 알아야 한다.
 도로 조건에 변화가 없어 단조로움으로 인한 졸음운전과 속도감을 덜 느끼게 되는 속도 최면 현상도 주로 고속도로 운행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고속주행 시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계속 주행하면 과로운전과 졸음운전이 되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대략 두 시간 간격으로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주차장이나 휴게소, 졸음쉼터까지의 거리나 소요 시간을 파악하여 어디서 쉴 것인가를 정하고 무리 없는 주행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조급한 마음에 갓길운행이나 버스전용차로를 통행하게 되면 6만원에서 7만원의 범칙금과 30점의 벌점이 부과되므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 고유의 명절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아가는 분들 모두가 한결같이 안전 의식과 실행을 통하여 예년과는 달리 올 추석 연휴는 교통사고 없는 즐거운 귀성·귀경길을 되기를 진정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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