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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영 중구 학성동주민센터 주무관

종종 가족들과 산책을 하며, 직장생활 이야기며 장래의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주 토요일 오후에는 가장 가까운 인생선배이자 훌륭한 멘토인 아버지께서 질문하셨다.
 "우리딸, 공무원 시작한지 벌써 1년이 지났네. 새해를 맞아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며 반성할 것 없어?"
 갑작스럽기도 한 아버지의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책상에 앉아 일기장을 펼쳐 보았다.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나 학성동주민센터에 처음 출근하던 날의 내용을 읽었다, 2016년 1월 임명장을 받고 인사를 드렸을 때 동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었다. 공무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청렴의 자세, 섬김의 자세, 전문가의 자세, 혁신마인드의 함양 등 4가지 덕목이 그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이것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생각해보았다.

 먼저 청렴의 자세. 시대를 막론하고 공직자로서 가장 으뜸으로 명심해야 할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정책과 주민을 위한 공익사업들이 공정과 신뢰를 확보하려면 청렴이 반드시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신념이다.
 가정에서 부모님의 모범적인 언행과 공직생활 중의 청렴교육 등을 통해 나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고 더욱 확고해 질 수 있었다. 스스로도 작년의 '나'는 청렴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청어포증 백어맹황(淸於包拯 白於孟黃)이라는 말처럼 맑고, 깨끗한 초심의 자세를 평생 지켜나갈 것이라 다짐해 본다.

 섬김의 자세. 나를 낮추고 국민을 높이며 나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섬김의 자세다.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주민의 눈높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행하였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썩 만족스럽지 못한 한해였다고 평가한다.
 웃는 얼굴로 주민 개개인의 요구를 파악하고 내 가족처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깜냥의 부족을 여실히 느꼈고, 때로는 고된 몸과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올해는 주민들과 호흡하고 고충을 함께 나누는 역량을 키워 진정으로 주민을 섬기는 '나'가 되고 싶다.

 전문가의 자세는 나날이 증가하는 행정서비스를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마음가짐을 갖추는 것이다. 책상에 붙어 있는 수많은 메모지와 1년 만에 너덜너덜해져 버린 지침을 보면 열심히 연구하고 성장했구나하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관련 법령과 주변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불편을 느낀 주민들을 생각하면 새내기의 미숙함이 여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유년 한해는 내가 맡은 업무에 있어서는 전문가로 거듭날 것이다.

 세계는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다. 중구지역만 하더라도 혁신도시가 건설되고, 원도심은 문화관광의 옷을 입으면서 아름답게 변하고 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앞서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선배 공직자들의 노력의 결실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주변의 문제를 구태의연한 방식이 아닌 새롭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혁신적인 마인드가 현대행정에 있어서는 경쟁력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나만의 시각과 나만의 감수성으로 나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날을 기약해 본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1818년 위민사상의 정수라 불리는 목민심서를 편찬하셨다. 청렴, 애민 등 공직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1년차 공무원의 지침서로 삼아 읽어볼 계획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과거를 돌아볼 기회를 가진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더 이상 자아실현과 발전이 거북이 걸음마였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를 맞아 과거를 돌이켜 보며 우리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성찰하고 반성 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내년 다시 올 한해를 되돌아봤을 때 한뼘만큼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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