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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풍 '차바'로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울산의 공공시설 복구가 하세월이다.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울산을 강타한 지 8개월째지만 급류에 무너지고 끊긴 하천제방과 도로 등 공공시설 10곳 중 절반 가량은 아직도 복구공사를 끝내지 못했다.
 공사는커녕 아직 착공도 못한 피해 현장이 곳곳에 널려 있고, 사업비가 10억원 이상 들어가는 대형 복구공사 8곳은 여태껏 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채 실시설계에 매달리고 있다.
 다음달 하순께 시작될 올 장마가 코앞인데, 이대로라면 복구도 끝내지 못하고 2차 수해를 걱정해야 한 판이다.

 15일 울산시가 집계한 태풍 '차바' 수해복구 현황에 따르면, 하천과 도로, 농업시설 등 울산지역 공공시설 피해현장 총 896곳 중 복구공사를 완료한 곳은 전체의 52%인 465곳에 불과하다.
 5개 구·군 중 피해가 비교적 적은 남구(86곳)와 동구(5곳)의 수해 복구는 완료했지만, 문제는 피해가 집중된 울주군과 북구, 중구의 복구는 피해 규모가 큰 데다 장소도 많아 진척은 뎌디기만 하다.

 특히 울산의 전체 공공시설 피해의 67%인 600곳이 피해를 입은 울주군의 복구 완료는 271곳(45%)에 머물러 있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우기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울주군의 피해현장 600곳 중 울산시가 복구하는 6곳을 제외한 564곳의 북구에는 총 634억2,800만원이 투입되는데, 108곳에 이르는 지방하천 피해복구는 이제 시작단계다.
 울주군은 지방하천 피해현장인 가천천, 두산천, 고산천, 율천 등의 복구를 서둘러 현재 10% 수준인 복구율을 이달 말까지 15%(10곳)로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나머지 98곳의 북구공사는 장마철을 넘겨야 하는 형편이다.

#피해규모 큰 울주군·북구, 절반 가량 손 못대
또 농업기반시설 254곳의 피해복구도 현재 16%에 그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35%(40곳)로 끌어올린다해도 나머지 210곳 정도는 우기 전 공사를 끝내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반면 소하천 69곳과 도로 99곳의 복구는 순조로운 편이다.
 현재 소하천은 99%, 도로는 90%의 복구 진척도를 보이고 있어, 이달 말까지는 나머지 현장도 북구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과 함께 주로 농촌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던 북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천,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지역 118곳 중 현재까지 54곳(45.7%)만 복구를 완료한 상태다.

#市 "국비 지원 늦어져…최대한 서두를 것"
중구는 87곳 중 50곳(57.4%)의 북구를 완료했으나 나머지 37곳은 우기 전 공사를 마치기는 힘든 처지다.
 각 구·군의 비교적 소규모 피해복구가 이처럼 늦어지면서 덩달아 대형 복구공사도 예산확보와 행정절차 늑장 등으로 착공을 하반기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구비가 10억원 넘게 드는 울주군 보은천과 북구 신명천, 울주군 점촌교, 통천교 등 8개 공사는 현재까지 착공은 고사하고 아직 예산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총 1,274억원이 투입되는 공공시설 복구공사는 우기 이전인 6월까지 복구를 끝내겠다고 한 울산시와 각 구·군의 약속이 이처럼 물건너 가면서 시민들은 올해도 제2의 태풍 '차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울산시와 각 구·군은 수해복구 늑장공사에 대해 "국비 지원이 늦어지면서 실시설계와 행정절차 등이 순연돼 공사가 늦어졌다"면서 "우기 전 공사를 최대한 마무리하기 위해 최대한 인력과 장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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