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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 언양읍 남부리 일원에 조성된 언양공영주차장이 개장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용객이 없어 주차장이 텅비어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울산시 울주군이 언양시장 일원과 언양불고기단지의 만성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무려 187억 원을 투입해 만든 '언양공영주차장'이 개장 한 달째 개점휴업 상태다. 이용객이 없기 때문인데, 벌써부터 수요 예측을 잘못한 과잉 투자라는 지적과 함께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6월 유료화 계획 차질은 물론 예산만 까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언양읍 남부리 일원 2만3,600㎡의 부지에 조성된 언양공영주차장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친 총사업비 186억7,300만원을 투입, 2015년 10월 착공해 1년 반 만인 지난달 18일 준공과 함께 개장했다. 공영주차장의 규모는 소형 601면과 대형 16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15면 등 총 632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언양 시가지의 만성적인 주차난 해소와 함께 도시미관 개선까지 기대를 모았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데도 이용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동시에 63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는 1일 평균 차량대수는 20~30대가 고작이다.
 지난달 18일 개장 초에는 홍보부족 탓이라고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넓은 주차장이 텅텅 비는 개점휴업 상태가 한 달째 지속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평일은 그렇다 치더라도 주차수요가 몰리는 언양장날에도 공영주차장을 찾는 이용객은 손을 꼽을 정도다.

#하루 평균 20~30대 주차 그쳐
190억 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공영주차장이 이처럼 제기능을 못하는 데는 홍보부족과 준법의식 결여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용 불편'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차수요가 몰리는 언양시장과 언양버스터미널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구태여 불편을 감내하면서까지 주차장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은 파리가 날리는 반면, 유료로 운영되는 언양시장 맞은편의 남천둔치 공영주차장은 장날은 물론 평일에도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붐빈다.

#장날 인접 유료 둔치주차장은 꽉차
언양장날이면 남천로 굴다리 밑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지만, 운전자들은 새로 만든 공영주차장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분위기다.
 "새로 만든 공영주차장이 200m나 떨어져 있고, 8차선 도로를 건너야 해 불편하기 짝이 없다"면서 "차라리 가까운 곳은 불법주차를 하고 말지 고생하면서 먼 길을 돌아다닐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게 시장 이용객들의 대체적인 방응이다.
 울주군은 이처럼 새 공영주차장이 상인은 물론 시장 이용객과 주민들로부터 외면받자 이용 활성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우선 경찰과 협조해 남천로 굴다리 일대의 불법주차 단속을 강화하고, 무인단속을 위해 CCTV를 설치키로 했다. 또 언양장에서 공영주차장으로 통하는 지름길인 샛길 안내판을 설치해 이용을 유도하고, 시장상인과 이용객,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차장 이용 홍보와 계도활동도 집중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데도 이용이 저조한데 다음달 1일부터 유로로 전환할 경우 더욱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울주군의 이 같은 대책이 공영주차장 활성화에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울주군, 활성화 대책 골머리
매 장날마다 언양읍에 나온다는 두동면의 박모(63)씨는 "거리가 멀어서 언양장의 수요를 보고 주차장을 만들었다면 판단을 잘못한 것이 아니지 모르겠다"면서 "또 언양에 600대가 넘는 주차장은 너무 과한 측면이 있는데, 한우불고기축제만 보고 대규모 주차장을 만든 것이라면 과잉 투자"라고 지적했다. 당초 주차난 해결과 관광객 주차불편 해소, 상권 활성화라는 1석3조 효과를 노리고 조성한 공영주차장이 이용 저조로 본래 목적인 주차난 해결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 현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울주군의 대응이 주목된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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