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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소형SUV '코나'가 출시를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니 너무나 엉뚱하다. 소형SUV '코나'를 생산하게 될 울산 1공장의 리어서스펜션 및 범퍼 서브장 외주화에 따른 근로자 전환배치 갈등이 '코나' 양산 협의로 불똥이 튄 것이다. 리어서스펜션 공정은 직접생산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무강도가 낮은 서브작업장이다. 이 공정 근로자들은 직접생산공정으로 배치되면 일이 힘들어진다는 이유로 기존처럼 서브공정 마련을 요구하며 외주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범퍼 서브장 대의원과 일부 근로자들은 전환배치 될 공정이 생산관리부 소속임에도 의장부 소속으로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직접생산공정인 의장부서가 임금이나 고용보장에도 유리하다는 이유라고 한다. 프로 운동선수가 팀을 옮기고도 전 소속팀에서의 신분과 연봉, 복지를 유지해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황당한 요구다. 회사측에서는 이를두고 마치 '코나'를 협상의 볼모로 잡고 인질극을 벌이는 듯한 모양새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몇 안되는 일부의 노조원이 오로지 자신들의 일신상 편익을 위해 6만명이 넘는 이 거대한 회사의 희망과 미래를 흔들고 있는 셈이다. 회사가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리 만무하지만 들어준다 해도 어떤 또다른 몽니를 부릴 지 장담할 수 없다.

이 어려운 시기에 가장 인기 있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량을 만든다는 자부심과 열정은 고사하고, 온갖 이유로 신차 양산을 해태하는 모습은 비난 받기에 충분하다. 고객들은  '코나' 출시가 지연되면 티볼리, QM3 등 대체 차종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올 하반기에 기아차 '스토닉', 연말에는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산 소형SUV까지 출시되면 '코나'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경쟁사는 이런 상황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쾌재를 부를 것이 자명하다. 현대차 국내공장은 고임금 구조 등으로 소형차 수익성이 미미한 실정이다. 코나 역시 수익성이 높지 않지만 '엔트리카' 시장의 중요성과 상징성 때문에 출시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노조가 '코나' 생산을 방해하면 그 피해는 조합원에게 돌아가고 해외생산의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 과거 1세대 투싼이 양산 지연으로 기아차 스포티지에게 시장을 빼앗긴 뼈아픈 악몽이 또다시 재연될 것인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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