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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대선'이후 전국 분양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울산에 분양을 계획하는 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지역 주력산업 부진에 따른 부동산 침체 속에 아파트 분양시기를 대선 이후로 미뤄온 만큼 다시 한 번 청약 시장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저울질이 바빠진 것이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대선 이후 선보이는 신규공급 물량의 분양률에 따라, 올해 지역 아파트 분양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업계는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의 부동산시장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은 주거 복지 관련 정책이 핵심이었다.
 28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모델하우스를 선보이며 분양에 들어간 '울산송정 금강펜테리움 그린테라스Ⅱ'이 대선 이후 첫번째 신규 공급물량이다.
 이 단지는 임대주택으로 지하 2층~지상 25층 5개동, 전용 90~99㎡ 총 304가구, 전용 90㎡ 86가구 전용 99㎡ 218가구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 84㎡ 이하로 구성된 송정지구에서 유일하게 중대형 규모의 평형으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이 부양책보다는 임대주택 확대에 방점을 찍힌 점을 주시하며 사업의 활력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이 새로운 부동산 시장의 원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금강주택이 공급하는 임대주택 공급에 나서며 울산부동산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선 이후 울산에는 금강펜트리움 임대주택에 이어 '울산송정 지웰 푸르지오'도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음달 분양에 나설 송정 지웰 푸르지오는 7,800여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송정지구 마지막 민간분양 아파트다. 지하 1층~지상 최고 25층 5개동으로 420가구 모두 전용면적 84㎡로 공급된다.

 위축됐던 부동산 경기가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회복세를 보이며 전국적으로 분양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상반기 울산지역 분양시장에는 송정지구에서만 2개 단지가 공급될 뿐, 울산 도심 등에 별다른 분양 소식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울산지역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공급 과잉과 금리 인상, 대출 제한이라는 3대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택 정책도 공공 임대와 민간 아파트 거품 축소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은 도시재생 뉴딜 정책과 매년 공적 임대주택 17만 호 공급, 전월세 상한제 등 주거 복지 관련 정책이 핵심이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매년 100곳에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을 투입해 구도심과 노후주거지를 살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구분되는 '공적 임대주택'을 각각 13만 호, 4만 호씩 매년 17만 호를 공급해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높은 전셋값도 잡겠다는 생각이다. '전월세 상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꼽히는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도금과 잔금 납입을 은행 대출금에 의존하던 민간 건설사들로선 분명 좋지 않은 소식이다.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대선이 끝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때문에 울산에서도 대선 후 분양물들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워낙 지역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이전과 같은 청약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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