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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노동계의 각종 집회가 가시화되면서 이른바 '하투'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의 올해 임금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 같은 투쟁 분위기가 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 협력업체 동진오토텍 노동자들은 고용보장을 촉구하며 지난 주말 집회를 가졌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동진지회 소속 조합원 50여명은 27일 오후 울산 남구청 정문 앞에서 거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남구청에서 시청 앞까지 약 3㎞ 구간을 삼보일배를 하며 노동기본권 쟁취와 생존권 사수 등을 촉구했다.
 이날 윤장혁 금속노조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며 노조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죄란 말이냐"며 "비정규직도 노조를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외쳤다.
 금속노조 동진지회는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같은 해 12월 동진오토텍은 폐업했다. 이들은 회사가 노조 설립 등을 이유로 자진 폐업 수순을 밟았고, 원청인 현대글로비스의 압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폐업으로 노동자 440여명 중 200여명은 타 업체로 단기계약 고용 승계가 됐으며 나머지 240여명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회사 앞 농성과 더불어 매주 토요일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부장의 단식투쟁과 노조 간부의 시의회 옥상 점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 노조 김진석 수석부지부장과 김병조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25일 오후 울산시의회 6층 건물 옥상을 기습 점거한 이후 농성을 계속 벌이고 있다.

 이들은 농성 장기화에 대비해 건물옥상에 간이텐트를 치고, 10일치 분량의 식수와 비상식량을 준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농성장으로 통하는 건물옥상의 일부 구간을 통제하고, 울산시의회 건물 바닥에 에어매트를 설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백형록 노조지부장은 지난 18일부터 노조사무실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백 지부장은 "현대중공업이 올 1∼4월 3년만에 최대 수주를 했고, 주식은 110% 이상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도 노사 교섭에서 기본급 20% 반납, 상여금 분할을 끝까지 고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조합원들이 구조조정으로 이미 한달에 100만원에 달하는 임금삭감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기본급을 삭감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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