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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창훈 사회부

전국적으로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그나마 괜찮았던 울산의 상황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먼저 물이 부족해 지난달 25일부터 회야댐에 하루 17만∼18만t의 낙동강 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회야댐에는 올해 236㎜의 비가 와 지난해 6월말 기준 688㎜의 34% 수준에 그치고 있고, 또다른 주 상수원인 대곡댐은 회야댐보다 더 적은 174.5㎜의 비만 내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울산은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갖춰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상황이 더 악화되더라도 대암댐을 통해 공업용수를 정수처리 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저수지다. 식수처럼 대체 수원을 확보하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울주군 두서면 새골저수지는 완전히 말랐고, 울주군 언양읍 오룡 저수지의 저수율은 3.8%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저수율이 50%아래로 떨어져 가뭄대책이 실시되고 있는 곳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중구를 시작으로 지역 곳곳에서 물놀이장이 운영된다. 지난해 두 달 동안 중구 동천야외물놀이장에는 6만7,212명이 방문하는 등 지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규모 물놀이 시설이 없다는 시민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다 보니 성공적인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도 지금처럼 가뭄의 피해가 계속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5개 구군 가운데 유일하게 물놀이장을 운영하지 않는 울주군이 가뭄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이 가운데 말라가는 저수지 인근 농민들의 상황이 최악이다. 이들이 하루 수백톤의 물을 소비하며 물놀이를 즐기는 광경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물놀이장의 공공성에는 물놀이장을 찾는 이용객에 대한 배려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7월까지 마른장마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각 지자체들은 본격적인 물놀이장 운영에 앞서 보다 많은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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