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꽁꽁 얼어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시중에 자금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그러하고 국내 실물경기 또한 바닥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일했던 과거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IMF 외환위기, 국민들은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해 집에 있던 애기 돌반지에 결혼 예물까지 위기 극복을 위해 들고 나왔던게 10년전이었다. 국가도 기업도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기업청산 이나 M&A(인수합병)를 추진하였다. 때로는 외국계 해치펀드에 휘말려 국부유출을 감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은 지금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의 신용경색 장기화와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장기화 될 경우 대부분의 나라가 재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0'금리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 건설 등 각종 세제개편을 내놓고 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11일, 더 이상의 과도한 실물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3.0%로 인하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반응은 아주 천천히 움직인다. 한국은행의 조치가 시중은행에 먹혀 들어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이것은 결국 중소기업, 서민들의 가계는 뒤로하고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은행 간 눈치보기, 은행 배불리기와 자기자본 확보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는 곧 국가 금융정책에 반하는 행위로 보여질 수 있다. 한국은행의 입지를 시중은행이 받쳐주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기준금리 변동이 CD금리 연동과 시중금리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국가적인 금융위기 상황에서 시중은행도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신속한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사정 악화로 자살이 증가하고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가계가 파산하고 난 뒤에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최근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를 비롯하여 영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 업계가 공장을 폐쇄하거나 감산을 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논란 끝에 미국 GM과 크라이슬러는 정부로부터 174억달러의 금융지원과 함께 노사의 합리적 협의를 통한 강도 높은 자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도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고자 하고 있다. 조금씩 양보하고 나누는 마음, 함께 하는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필요할 때다.


 우리나라는 과거나 현재나 수출위주, 대기업 위주의 산업체제이기 때문에 금융부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산업과 경제에 어려움이 닥치면 중소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 파장이 너무 강하게 올 수 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는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확실성보다는 믿음과 확신을 갖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미래를 향해 도전해 나감으로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밝고 활기찬 마음으로 2009년을 시작하자.


 난국을 극복하려는 정부의 단호한 금융정책의지도 이를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