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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과 국회 등에서 그동안 수차례 도마에 올랐던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이 결국 정부 손으로 넘어가고 있는듯하다. 사실 공기업 종사자를 두고 우리사회에 알려져 있는 은어로 유추하더라도 공기업의 구조조정은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신이 내린 직장'과 '신의 아들'로 통칭되는 공기업은 거의 대부분이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운영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 경쟁무풍지대에서 경영위기감 없이 제 식구 배를 불리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운전기사의 연봉이 1억원을 넘는다는 보도를 접한 대부분의 국민은 경악하고 말았다. 지금처럼 살기가 어려운 때 일반상식으로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명숙(韓明淑) 총리가 26일 "최근 국민들로 부터 공기업이 도덕적으로 해이하고, 경영이 방만해져 문제가 있다는 질타가 꽤 많다"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해 공기업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낮 한국전력 등 14개 공공기관 대표들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일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 사례에 유감을 표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일부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데다 총리실이 24개 공기업 경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효율성과 공공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나 언론 지적과 비슷한 것도 발견되어 매우 유감"이라면서 구조적 혁신을 주문했다. 한 총리는 이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오는 4월1일 부터 시행될 예정이란 사실을 거론하며 "이 법률에 근거해 모든 것이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보고돼야 하는 만큼 공기업 CEO들이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개혁의 구체적 성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면서 "공기업은 독점적인 경우가 있는 만큼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공공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주요 공기업도 정부 노력에 상응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공기업의 문제를 직시하고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하니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모쪼록 국민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이익금이 돌아가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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