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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 개교하는 울산외국어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개교가 어렵다는 소식이다. 울산시교육청은 대책반을 구성하고 신입생 대체수용시설을 찾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양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학교부지를 무상으로 기증하고 전 주민이 학교 유치를 위해 힘을 모은 북구 주민들의 심정은 착잡할 뿐이다. 도대체 공사일정을 어떻게 잡았기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처음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 신설학교의 개교 때마다 늑장개교와 대체시설 수업을 밥 먹듯 하는 교육당국의 개교대응은 이제 습관성증후군이 돼버린 인상이다. 시교육청에서는 울산외고의 정상적인 개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대체수용시설 마련을 검토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개교를 불과 8개월여 앞두고 있는 울산외고는 현재 부지정리 공사가 한창이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고 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울산외고는 설립초기부터 지자체간의 유치 경쟁으로 개교차질의 단초를 제공했다. 부지 선정 이후에도 인근 주민들과 보상 문제로 난항을 겪으면서 착공 일정이 3개월가량 늦어지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계속된 장마로 기초 공사마저 지지부진해 뼈대공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울산 북구에 울산교육의 숙원이었던 외국어고 유치가 확정, 발표될 때 이 같은 늑장공사를 예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북구에 외고신설이 알려지면서 북구지역으로 전입을 희망하는 외지인들이 급증했다. 또 분양경기 악화로 사업승인을 받고도 착공을 미루고 있던 아파트 건설업체들도 공사를 서둘렀다. 외고 하나가 북구에 최고 효자로 등극한 셈이다. 울산시도 산업단지와 외국어고가 근접한데 따른 교육환경 악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완충녹지도 배치하기로 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외고 신설을 지원하는 분위기였다. 이 모든 것은 울산교육 백년대계를 위한 용단이었지만 결과는 늑장개교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기상상태나 자연조건에 따라 공사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빨리 짓고 개교일정을 맞추는데만 급급해서 될 일도 아니다. 이왕에 늦어진 공사일정이라면 하나하나 꼼꼼히 챙길 때다. 장마기간에 부지정비를 하고 기초공사를 하면 자칫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신설학교 공사는 무엇보다 튼튼한 기초공사와 안전 확보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시교육청이 대책반까지 꾸린 마당이니 철저하게 살펴 공기를 최대한 단축시키되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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