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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사회부 기자
정혜원 사회부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기부 문화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9년째 익명으로 기부를 이어가는 시민이 있다.

지난 2여년간 대기업부터 자영업자까지 힘들다는 곡소리가 끊이질 않던 시기에도 꾸준히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왔다는 소식은 요즘 같은 시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 시민만 코로나 19의 생채기를 피해간 건 아닐 것이다. 나누면 기쁨이 배가 된다는 옛 말처럼 그는 매년 기부를 위해 적금을 넣고 있었다. 

이렇게 넣은 적금을 지난 2013년부터 매년 11월. 북구 효문동에 이웃돕기 성금 또는 성품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그저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만 동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전한 채 기부금만 남기고 사라진다. 

익히 이 시민에 대한 소문은 자자하다. 근방에서는 '11월의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기도 하다. 

매년 1,000여만원 가량의 상품권이나 현물을 전달하는데, 특히 아이들이 있는 어려운 가정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한다.

지역 사회에서는 크고 작은 기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연말 연시가 되면 기업체는 물론 개인이 혹은 자생단체 등에서도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한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기부는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예전으로 돌아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다가오는 연말에는 매년 열리는 불우이웃돕기 행사인 '사랑의 온도탑'도 있다. 2020년에는 16년만에 첫 100도 달성을 실패한 아픔도 있다. 

지역 경기 불황의 벽을 넘지 못하고 90도 수준에 그치면서 그간 연속 목표액 달성 기록이 깨졌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경기도 활성화를 띌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간 들쑥날쑥한 코로나 19의 주춤세로 아직까지 완전한 일상 회복에 접어들지 못해 다들 언제 덮칠지 모르는 코로나 여파에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실천하는 이웃들의 소식은 매일 전해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좀 더 많은 기부 행렬이 이어지길 바란다. 기부 문화가 활기를 띄어 겨울철 소외된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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