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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이 된지 며칠 안 되는 나의 조카가 학교를 마치고 해내는 스케줄을 보면 놀랍다. 입시 학원, 영어 학원, 검도 학원 거기에 집에 오시는 선생님들까지 정말 가끔은 어른인 내가 더 한가한 것 같이 느껴질 정도다. 나의 유년기, 청소년기를 회상해보면 방목하는 교육스타일의 부모님을 둔 덕분에 정말 한가롭고 평온하고 즐거웠던 시기를 보낸 것 같다. 옛날에는 정보가 어두워서라도 남들이 무슨 공부를 하는지, 어떤 학원을 다니는지, 어떤 과외 활동을 하는지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인터넷에 휴대전화에 수많은 실시간 정보들이 쏟아지다보니 부모들도 방목형 교육스타일을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시켜 달래서가 아니라 내가, 부모 자신이 시키지 않으면 불안해서 그나마 그래도 남보다는 많지 않다고 자위하며 선택한 공부들이 이미 아이에게는 빡빡한 스케줄로 변한다. 그나마 아이가 체력도 받쳐주고 순종형이면 그래도 선택한 스케줄이 얼마간은 유지된다. 그러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움직여주지 않거나 결과가 부족하다 싶으면 또 다른 스케줄이 첨가되거나, 학원을 바꾸거나, 선생님을 바꾸거나 안절부절 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보면 아이는 이미 자라 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의 기대치는 저만큼 이미 물 건너가 있고 '누굴 닮아서'라는 말을 되뇌이며 우리는 아이 키우는 연습만하다 아이가 다 자란 시점에 봉착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누구의 탓이 아니다. 다 내가 판단하고 실천한 것의 결과이다.
 아이의 습득 능력은 선천적인 영향이 클까? 후천적인 영향력이 더 클까? 음악사의 가장 찬란한 거장인 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년)를 비롯한 50명의 음악가를 배출한 바흐의 가계를 두고 이렇게 수많은 음악인을 배출한 이유가 선천적인 영향인지 후천적 환경의 영향의 결과인지 여러 세월을 통해 갑론을박 되어왔지만 후천적 영향이라고 보는 것이 학계의 대세이다. 즉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하루 종일 너무도 올바른 형태의 음악을 접하다 보니 그냥 그것이 몸 전체에 스며들어 올바른 전형이 되어 나쁜 습관이나 나쁜 교육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정선된 음악적 환경에 둘러싸인 덕에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아이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그 첫 번째 환경인 부모.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환경인 부모는 어떠한 환경이 되는 것이 좋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받아들여야하는 수많은 지혜와 지식의 습득의 과정과 내용을 결정하고 관여하는 부모의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이다. 이러한 판단이나 결정을 따라야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좌충우돌하는 결정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기도 하지만, 그 판단과정 또한 학습되어 아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해야 되는 상황을 맞이할 때도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들의 교육은 아이와 부모와의 신뢰로 쌓여가면서 세상의 어떤 두려움도 이겨낼 힘과 지혜를 가정에서 얻어 세상을 향해 힘찬 날개 짓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갖는다는 것이 간단하게 들리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부모에게 온 세상을 얻은듯한 행복감을 선물하며 태어난 우리의 아이들이 만나는 첫 번째 환경이 부모인 만큼 아이의 미래를 위해 좋은 환경이 되도록 노력해야함은 당연할 것이다. 또한 아이를 양육하는 일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는 여러 가지 일 중에 그 어떤 일 보다도 거룩하고, 신비한 행복감을 주는 인생 최고의 작업이지 않은가. 바쁜 삶속에서도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는 내 아이의 첫 번째 환경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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