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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전문계고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을 진학 시켜주겠다며 인근 대학들로부터 돈을 받아 쓰다 '딱' 걸렸다.
 '돈이 오갔다'는 사실 보다는 지역전문계고와 지방 대학들이 각각 안고 있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같아 안타깝다.
 이 같은 부적절한 거래가 이뤄진 배경에는 존립 근거가 붕괴되고 있는 이들 학교의 현주소가 숨어있다.
 지역 전문계고는 매년 취업률이 한 자리 숫자에 그치면서 사실상 대다수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는 일반계고의 '2부 리그' 신세로 전락했다. 금품 수수 교사가 적발된 학교 5곳은 모두 상업계열로 취업률이 더욱 낮다.
 고학력자 선호 풍토가 워낙 견고하다보니 학생들도 특별한 신념 없이 단지 인생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대학을 가려한다. 4년제에 들어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전문대학에 가야한다면 어떤 대학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교사들도 천지에 널린 비슷비슷한 대학 중 어느 곳 이건 들어만 가면 그만이다. 때문에 대학에서 받는 '돈'은 대가성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성의표시 쯤으로 포장해버릴 수도 있다.
 전문대학의 경우 학교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학생은 줄면서 '정원확보' 자체가 지상 과제가 돼 버렸다.
 때문에 대다수가 학생들을 가려뽑기는 커녕 제발 지원만이라도 해달라며 '신입생 앵벌이'에 나선지 오래다. 일부 대학은 관광 등 향응까지 제공하며 고교 교사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판에 돈 봉투라도 건네지 않으면 불안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부적절한 '궁합'을 맞추고 있을 일이 아니다. 전문계고는 산업수요에 맞는 직업교육으로 취업률을 높이고 대학들도 특성화된 경쟁력을 키워 정정당당하게 학생들의 선택을 받는 건강한 풍토를 형성하는게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못난 학교와 교사가 '학생들을 사고 팔았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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