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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최근 울산교육청 대강당에서 학부모, 교직원, 일반시민 대상으로 '회복적 정의 평화 배움 연구소' 에듀피스 대표 서정기 연세대학교 교육학 박사의 특강이 있었다. 내용은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하는 회복적 정의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내 아이가 학교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마음의 회복을 부르는 4단계 의사소통법' 등이었다.

 강의주제는 매우 유익했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끈 것이 2016년 OECD자료에 따른 갈등지수가 멕시코(69.0P), 이스라엘, 한국(55.1P)으로 나왔다는 점이었다. 특히 세계 평균 대비 한국인의 갈등 인식은 이념, 빈부, 성별, 학력, 정당, 나이, 종교 등 항목에서 한국이 전 세계에서 1위라고 했다. 그리고 회복적 정의란? 각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존중하고, 이해를 구축하며 피해자, 가해자 및 공동체의 자유를 통해 사회적 화합을 촉진하는 대응이라고 말했다. 

 또 응보주의란? 잘못의 크기에 맞는 고통이 주어질 때, 정의가 성취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전통적인 문제 해결 방법으로 응보주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고통의 균형이 평행을 이룬다는 뜻이 있다고 했다. 잘못된 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 처벌로 주어지는 가해자 고통 응보주의의 한계,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의 돌봄실패, 영향을 받는 공동체의 어려움 방치, 잘못을 한 당사자의 자발적인 책임 인수 한계로 인해 결국 어려움은 지속되고 피해 회복은 실패한다고 했다.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는 이유는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사람이나 소속감을 누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극심한 고통과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모습이 실현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느끼게 되는 심리적 고통이라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스스로에게 만족했을 때 올바른 행동을 하지만 거절당하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거나 모욕을 당해서 수치심을 느낄 때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치심이 만드는 행동으로는 회피하기, 자기 비난, 타인공격, 도망가기 행동이 있다고 했다. 수치심이 아닌 자존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직시하고 진심으로 책임감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발을 딛고 일어설 자존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갈등 해결 방법은 잘못한 사람에게 당신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으니 당신에게 피해를 입힘으로써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이는 단순히 세상에 존재하는 해악과 고통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우리의 의사소통에 꼭 필요한 것은 공감, 경청, 질문하는 것이라는 건 매우 공감이 갔다. 회복적 정의가 목표로 하는 가치는 책임, 관계, 공동체, 정의, 피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임 있는 행동을 만드는 존중과 신뢰 문화 처벌 앞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도덕적 가치를 내면화하기보다는 주어진 고통을 회피하는데 집중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지키기 존중과 신뢰 문화 피해와 관계의 회복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응보적 질문이나 응보적 접근은 누가 먼저 시작했어? 누가 때린 거야? 네가 욕했어? 싸우지 말라고 했지? 언제까지 싸우면서 지낼 거야? 너네 이렇게 엄마 힘들게 할래? 사과할 거야 안 할 거야? 등의 방식으로 질문을 한다고 했다.

 학교는 다양한 갈등이 존재한다. 교직원 사이의 갈등, 업무분장에 따른 갈등, 역할과 책임에 따른 갈등,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 사이의 갈등, 학교민원과 교육활동침해에 대한  학생사이의 갈등, 언어폭력, 괴롭힘, 따돌리기 등의 학교 폭력이 있다. 

 이를 회복하는 질문으로 바꿔보기가 회복적 과정의 필수요건임을 깨달았다. 각자의 입장에서 얘기해보기, 일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 찾기 등을 곰곰이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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