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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는 초·중·고 학생들의 장래희망과 학부모, 교사의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중학생의 경우 지난해 10위였던 '공무원'이 올해 17위로, 고교생은 '군인'이 3위에서 11위로 대폭 하락했다. 희망직업 상위 10위에서 중학생은 공무원이, 고교생은 군인이 빠진 것은 2015년 이래 처음있는 일이라고 한다. 반면 1위 희망직업은 초등학생은 운동선수가, 중·고교생은 교사였다. 초등학생 조사에서 운동선수는 2018년 이래 6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고 교사는 중학생과 고교생 조사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졸업 후 창업을 희망한다고 밝힌 고교생이 5.2%로 나타나 같은 기간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는 점이다. 고교생의 졸업 후 창업 희망 비율은 2015년 국가승인통계 지정 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학교에서 창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과 활동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생명과학자나 연구원, 컴퓨터공학자 등 첨단 분야를 꿈꾸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컴퓨터공학자, 생명과학자 등을 꿈꾸고 있다고 답한 고교생의 비율이 2013년 3.6%에서 올해 11.6%로 10년 만에 3배 올랐다. 그동안 디지털 전환, 고령화 등 사회 변화의 여파가 학생들의 희망에 반영됐다는 의미로 해석돼 기대를 모은다. 

 게다가 요즘 젊은층의 세태를 반영한 조사결과도 관심을 모은다. 신종 직업군으로 거론되는 유튜브 등 크리에이터(창작자)가 운동선수, 의사, 교사에 이어 4위에 올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는 건 향후 방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희망 직업을 택하는 기준이 '좋아하는 일이라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등의 순을 보인 것은 되새겨 볼 일이다. 젊은 세대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인만큼 정부의 신중하고 치밀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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