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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동절기에 자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탄가스를 사용하던 1980년대와 90년대 시절 자주 발생하던 것이 최근에는 동절기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9부터 2021년까지 3년간 119에 신고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총 471건이며, 이 중 85.1%인 401건이 동절기인 10월부터 3월 사이에 발생했다. 특히 캠핑장이나 차박 캠핑을 하러 온 여행객의 차량이나 텐트 안에서 발생한 중독 사고가 123건으로 전체 26%를 차지했다. 

울산소방본부가 최근 일산화탄소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중구 태화연 오토캠핑장에서 캠핑용 난방기구 일산화탄소 발생 실험 시연회를 개최한 것도 이와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실제 이날 시연회에서 밀폐된 텐트에 숯, 등유난로 등을 넣고 유해가스의 시간대별 농도변화를 직접 측정한 결과 숯의 경우 밀폐된 텐트에서 1분도 되지않은 채 냄새가 사방으로 퍼졌고, 25분 뒤에는 텐트 안에서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가 5,000ppm에 도달했다. 정상 농도인 20pm의 250배 높은 수치였다. 등유난로의 경우 실험이 시작된 지 45분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43ppm으로 측정됐으며, 산소는 1시간 후 14.7%까지 낮아졌다.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헤모글로빈에 잘 결합되는 성질이 있어 인체에 전달될 시 몸을 무력화하고 0.08% 이상 농도에 45분 가량 노출되면 2시간 이내 실신할 수 있다. 따라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지참하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주어야 한다. 가스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는 밀폐된 공간에서 삽시간에 퍼지기 때문에 경보기만 제대로 설치해도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더불어 가정에서는 유해가스가 잘 배출될 수 있도록 보일러실 환기구를 항상 열어두고 보일러를 가동하기 전에 배기통이 처져있거나 꺾여있는 부분이 없는지, 배기통 연결부가 가스보일러 몸체와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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