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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제공

패러다임 전환(Pradigm Shift). 사전 정의로 '어떤 문제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고 기대고 싶은 모델 또는 가치관이 새로운 사회, 경제, 정치적 상황이 등장함에 따라 이에 적응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당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대안적 패러다임을 모색하게 된다. 이게 '패러다임 전환'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필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하는 산업계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특히 중후장대형의 국가 기간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울산지역 산업계는 최근 공급망 문제로 직면한 탈세계화, 디지털화, 탈탄소화 등 3가지 패러다임 전환에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경쟁력 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  

공급망 확보·저탄소·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 흐름으로 이 같은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축소 또는 전환되는 산업의 기업 퇴출, 근로자 실업, 지역경제 침체 등 피해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개별기업과 근로자는 사업전환 및 직무전환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이 낮아 산업현장의 준비는 미흡한 실정. 준비 없이 진행되는 산업전환으로 인한 고용불안정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의 적극적 대응을 이끌어내는 지원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울산 산업계 패러다임 전환 주도할 거점으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가 주목받고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2조(직업능력개발의 촉진) 제1항 제6호에 의거 추진되는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산업전환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직자 및 채용예정자,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직무 전환 훈련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즉,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는 직업능력개발훈련 플랫폼으로 산업변화에 맞춰 근로자들의 원활한 직무전환을 돕기 위해 대기업·대학 등의 훈련 인프라를 활용해 직무전환 훈련, 경력 재설계,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고 해당 기업의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들을 지원하는 중요한 교육 및 훈련 시설 또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로서, 산업 분야의 변화나 기술 혁신과 같은 변화에 대응해 노동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직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설립된다. 말하자면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에서는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직무훈련 및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 기업의 사업전환 및 근로자의 직무전환을 선제적이며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지난 2022년 11월 SK에너지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개소식. SK에너지 제공
지난 2022년 11월 SK에너지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개소식. SK에너지 제공

첫째, 역량 강화 목적으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노동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통해 현재의 직업에서 더 나은 성과를 거두거나 새로운 직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새로운 직업 기회 제공 목적으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혁신적인 산업 분야나 새로운 직업 분야를 탐구하고 이에 대응하는 근로자들을 훈련해 새로운 직업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산업의 변화나 발전에 적응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셋째, 지역 경제 및 산업 발전 지원을 목적으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지역 또는 국가의 경제와 산업 발전을 지원하며, 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

지난 2022년 12월 현대차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개소식. 현대차 제공
지난 2022년 12월 현대차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개소식. 현대차 제공

지난 2022년부터 개시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현재 전국적으로 20개소가 설립·운영 중이다. 

2022년 삼성중공업에 문을 연 1호 센터를 시작으로 주로 자동차, 조선, 에너지, 화학, 철강 등 장치산업 위주의 제조업에 구축됐다.  한 곳당 5년간 최대 45억(1년차 15억, 2~5년차 연도별 7억 5,000만원)이 지원되며, 인프라 구축비(운영비, 훈련시설 및 장비 등), 훈련비용은 별도 지원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향후 자동차·에너지·철강 등 산업전환이 가속하는 분야의 선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를 매년 5곳씩 추가해 오는 2026년까지 총 35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울산에는 모두 4개 업체에 개소돼 있다. SK에너지, 현대자동차, 롯데정밀화학, HD현대중공업 등이다. 4개소 훈련인원은 1,022명이며, 참여기업(협약기업) 수는 363개다. 

국내 정유산업의 효시이자 선두주자인 SK에너지는 대한민국 정유·석유화학업계의 대표 트레이닝 센터로 거듭나기 위해 'SK에너지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를 설립, 운영되고 있다. 

울산 남구 상개동 소재 SK 인력개발센터에 위치한 'SK에너지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정유·석유화학 분야의 급속한 산업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의 정유·석유화학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현장 기반의 시의성 있는 직무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8월 롯데정밀화학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 신규기관 약정 체결식. 롯데정밀화학 제공
지난 2022년 8월 롯데정밀화학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 신규기관 약정 체결식. 롯데정밀화학 제공

기업의 탄소중립과 Net Zero 전환을 위한 전문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의 친환경·스마트 플랜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울산지역 관련산업 전환 지원을 통해 지역기업의 동반성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플랜트 설비진단이 대표 훈련 과정으로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의 안정적인 설비 관리 및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설비진단의 전반적인 개념과 주요 기술 이해하도록 지원한다. 이 센터에는 친환경·스마트 플랜트 구현을 위한 공정 시뮬레이터 S/W와 AI를 접목한 각종 첨단 장비 및 기자재 등이 구비돼 있다. 

현대차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산업전환 국면에 놓인 협력사를 발굴해 해당 기업 근로자들에게 맞춤형 교육훈련과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현대차의 미래차 기술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는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산업전환 중장기 훈련 로드맵 수립 △협력사 수요에 부합하는 전문기술 및 일반 직무 교육훈련 △기업맞춤형 훈련과정개발 및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차 기술교육시스템을 통한 15개 훈련을 실시하고 기업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및 조선산업 협력사 간담회. HD현대중공업 제공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및 조선산업 협력사 간담회. HD현대중공업 제공

롯데정밀화학이 운영하는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미래 친환경 화학 산업 전환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협력업체와의 동반 기술 경쟁력을 높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유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부가가치 화학소재 기술력 전수로 그린소재 및 친환경 화학 산업 전환 도모 차원, 그린소재 활용 실무 기술에 주력한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운영을 시작한 'HD현대중공업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는 선박의 스마트화와 탈탄소화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선체 구조 특성 및 용접기술 실무가 대표 훈련과정에 집중한다. 

친환경 선박 선종별 선체 구조 및 특성을 이해하고, 용접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한 실습 훈련을 제공한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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