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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22일 울산 지역 국회의원과 가진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최근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기술이 해외로 통째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명분도 있고 사회적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된 때문이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국내 함정 산업 분야의 보안시스템 강화의 필요성과 함께 향후 해외 함정 시장 공략에 관한 지역 조선사의 대응에 모아졌다. 이날 이채익 의원은 "한화오션이 이미 3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의해 해킹을 당한 전력이 있어, 이번 잠수함 설계도 해외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다가 이 업체의 경우 입찰 시에도 상당한 수준의 방사청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여느 때보다 강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혔다. 이날 함께 참석한 권명호 의원은 "함정 분야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잠수함과 호위함급 이상을 연구개발 및 건조하고, 다른 조선사들은 중소형 함정 등으로 전문화해 경쟁력을 키워 수출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덧붙인 것도 시사점이 남달랐다. 한화오션의 수직계열화로 사실상 독점 부작용 우려도 있는 만큼 국내 함정산업 복수업체간 공정한 수주경쟁을 통한 상생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 말까지 보안 감점이 적용돼 사실상 국내 수주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1975년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급 호위함 선도함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0여 척의 국내외 함정을 건조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비중 50%까지 늘려 특수선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해외 함정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있어 지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은 K-함정 산업에 최적화된 전문화·계열화를 도입해 근원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기업들이 좀 더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마땅하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물론 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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