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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다.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상가를 둘러 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다.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상가를 둘러 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과 여당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둘러싼 '사천'(私薦) 논란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조우했다.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놓고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면 충돌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만남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긴급 방문해 함께 현장 점검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1시 30분 화재 현장에 도착하자 한 위원장은 '폴더 인사'를 하며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청하며 어깨를 한 차례 두드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함께 피해 현장을 돌면서 복구와 지원 대책 등을 점검했다. 또 강추위 속 진화 작업을 하는 현장 인원들을 격려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재난 현장에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으로 재난 앞에선 정파도, 여야도, 이견도 중요치 않다"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모두 현장에서 만나는 데 흔쾌하게 동의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오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새벽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보고 받은 뒤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직접 현장을 돌아보기로 결정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당초 한 위원장도 오전 국회 본관부터 의원회관, 중앙당사 등 당 사무처를 순방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한 뒤 서천특화시장을 긴급 방문했다.

 두 사람은 시차를 두고 화재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시간을 맞춰 화재 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민생과 관련한 행보를 같이 하는 동시에 '갈등 봉합' 행보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두 사람이 갈등 표출 이틀만에 화재 현장 방문을 계기로 만남을 가진만큼 여권에선 그동안 쌓였던 갈등이 수습 국면에 접어든 것이란 분석이다. 총선을 불과 두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더 이상 당정 간 갈등이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이날 만남으로 한 위원장 사퇴설을 일단락되는 듯 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 갈등설을 촉발한 쟁점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갈등을 촉발한 '사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시스템 공천 방안 확립 등 재발 방지책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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