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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2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에 울산 남구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2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에 울산 남구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22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가운데, '초야에 묻혀있던' 그의 출마 배경을 두고 울산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출마의 변에서 그는 "(김기현 의원이)다수의 젊은 지망자들의 총선 출마를 은근히 막고 단독 출마를 시도"한다고 밝혀, 발언 의도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총선 등판 불씨는 지난 15일 지펴졌다. 측근 등을 통해 "출마를 고심했고, 주말 사이 서울행을 통해 결심을 굳혔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온 것이다. (본보 2024년 1월 16일 5면 보도)

 출마를 촉구하는 보수시민단체의 기자회견도 16일 잇따랐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 남구 을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격 선언했다. 출마의 변을 통해 "행정과 정치를 두루 경험한 경륜의 박맹우가 국회로 가면 크고 작은 많은 과제를 훌륭히 풀어 나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현 김기현 의원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를 향해 "자기만의 이익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울산 시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이런 분이 자중하기는커녕 젊은 지망자들의 총선 출마를 은근히 막고 단독 출마를 시도함으로써 어쩌면 유권자의 단일 선택을 강요하는 꼴이 되고 있다. 이는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 비난한 것이다. 

 그가 발언한 '젊은 지망자'로는 서동욱 남구청장이 우선 거론된다.  

 김 의원의 정치 메이트이자,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되는 서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1일 총선 출마를 위해 구의회에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가 열흘 만인 11일 갑자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서 구청장은 "김기현 의원과 의견을 나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대표가)단정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하게 될 보궐선거가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담스러워했고 염려를 많이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임현철 전 시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박 전 시장의 정치적 후계자인 임 전 시의원은 이번 총선에 남구 을 출마가 예상됐다. 박 전 시장이 임 전 시의원의 출마를 적극 권유했지만 김기현 의원에게 도전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자신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지망자로는 이원무 공정한나라 울산ESG 실천본부 회장이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의원 남구지역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당시 "남구 국민의힘 시의원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선도 없이 컷오프 당했다.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결정에 분노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남구을 출마를 위해 재입당을 신청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도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김기현 의원의 영향력에 총선 출마를 포기하거나 가로막히는 모양새가 되면서 박 전 시장에게 출마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박 전 시장의 총선 출마에 '용산(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퍼졌지만, 신빙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민의 힘 한 고위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의 출마 결심은 용산의 뜻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과 다를 것이다. 이미 박은 '흘러간 정치인'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의 출마는 '노욕'으로 비춰지는 분위기"라고 귓띔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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