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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배 울산연구원 연구위원·낙동강수계 통합물관리 연구네트워크 위원 
윤영배 울산연구원 연구위원·낙동강수계 통합물관리 연구네트워크 위원 

갑진년 새해 벽두부터 기분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유네스코 정부간수문프로그램(UNESCO Intergovernmental Hydrological Program, IHP) 한국위원회가 태화강을 '생태수문학 시범유역(Ecohydrology Demonstration Site)'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이다.

 유네스코 IHP는 전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주도하고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해 1964년에 설립된 유엔 체제 내 유일한 물 분야 정부 간 기구이며, 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 IHP에 효율적으로 참여하고 국내 수문·수자원 기술개발 및 국제사회 확산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물분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목적으로 환경부에 설치된 기구이다.

 생태수문학 시범도시는 기후변화와 부영양화 등으로 인한 하천·유역 내 생태계 오염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생태수문학적 관리기법을 적용한 하천·유역을 선정하는 것으로, 다양한 환경에 처해진 하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격차 해소와 물관리 비용의 효율성과 환경친화성 제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까지 26개국 37개 시범유역이 운영 중이며, 이번에 한국위원회에서 울산 태화강과 대전 갑천을 우리나라 처음으로 선정하였다. 유네스코 전문평가단은 태화강이 수생태계 건강성을 회복시키면서 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노력의 시작은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과 2005년 태화강 마스터플랜 수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업화와 도시화로 광역시로 승격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도시의 이면에서 생활 부산물을 배출하는 하수도 수준으로 전락하여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태화강은 울산시, 학계, 민간기업, 시민활동 등 민·관·학 협력을 통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5급수 수질은 1급수로 개선되었고, 황어, 은어, 연어 등 회귀성 어류가 돌아오고 철새가 돌아오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으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의 국제철새이동경로 사이트에 등재되고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되는 등 모범사례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태화강 국가정원은 유엔 해비타트가 선정하는 '2020년 아시아 도시경관상'과 세계조경협회(IFLA)가 주는 '2021 세계조경가협회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태화강 수질 및 생태복원의 역사는 2014년 발간된 '태화강 백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 결실인 EAAFP 등재, 국가정원 지정 및 수상 내역 등과 2014년 이후의 수질 변화와 정책 추진 사항 등은 아쉽게도 단편적으로 기록되어 있을 뿐 종합적으로 기록된 바가 없다.

 태화강은 도시하천의 수변 조성과 생태 회복, 환경 복원의 세계적인 선진모델이다. 태화강이 더욱 앞서나가는 생태하천이 되기 위해 복원 노력 20년의 지표변화와 정책사업의 관계를 분석·평가하는 종합연구와 함께 태화강 복원의 20년 역사를 체계적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간의 태화강 복원 과정의 상세한 기록은 태화강의 놀라운 업적을 기념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한 영광을 위한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죽음의 강'에서 맑은 수질과 풍요로운 생태계를 회복하며 태화강은 환경 복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나,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 지난 20년의 여정은 역사의 한 장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청사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태화강이 지속가능하고 수질·경관·생태적으로 균형 잡힌 미래를 구상하여 전 세계에 영감을 주고 하천 문화를 선도하는 대표 하천이 되기를 기대한다. 태화강이 아무도 걷지 않은 또 한 발짝을 내딛길 희망한다. 윤영배 울산연구원 연구위원·낙동강수계 통합물관리 연구네트워크 위원 

※본 내용은 낙동강수계 통합물관리 연구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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