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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1. ⓒ허석도
두물머리1. ⓒ허석도
두물머리2. ⓒ허석도
두물머리2. ⓒ허석도
두물머리3. ⓒ허석도
두물머리3. ⓒ허석도
두물머리4. ⓒ허석도
두물머리4. ⓒ허석도
두물머리5. ⓒ허석도
두물머리5. ⓒ허석도
두물머리6. ⓒ허석도
두물머리6. ⓒ허석도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읽다가 글귀 하나 마음에 박힌다. ‘흐르는 것은 저러하구나’. 공자의 말씀이란다. 참 놀랍다. 흐르는 강물을 이렇게 기막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깨달음의 한 경계를 넘어선 공자의 심정을 헤아리며 원문을 찾아보았다. 

   ‘子 在川上曰 逝者 如斯夫 不舍晝夜'  자재천상왈, 서자 여사부 불사주야
 공자가 냇가에서 말하되 가는 것이 이와 같이 밤낮으로 그치지 아니하도다. 

   떠남은 설렘이고 설렘은 행복이다. 마음 내킬 때 떠나야 한다. 공자의 경지에 미치지는 못해도 흉내라도 내 볼 일이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트렁크를 채우고 한강이 시작되는 양수리의 두물머리(합수머리)를 찾아 나선다. 어느덧 어둠이 내린다. 어둠과 함께 두물머리 근처 방을 잡고 객창감에 소주 한 잔 곁들이니 떠남의 행복이 싸늘한 봄밤을 잊게 한다. 

허석도dolgal@hanmail.net2020 라이카(Leica)클럽 서울 및 미국 순회전 (뉴욕)2020 ‘흐름을 사유하다’(무지개 토끼) 출판 및 개인전2020 현대예술관 초대작가전 ‘여행 그 너머’‘문예한국’ 수필가 등단
허석도
dolgal@hanmail.net
2020 라이카(Leica)클럽 서울 및 미국 순회전 (뉴욕)
2020 ‘흐름을 사유하다’(무지개 토끼) 출판 및 개인전
2020 현대예술관 초대작가전 ‘여행 그 너머’‘
문예한국’ 수필가 등단

   이른 새벽 숙소를 나와 두물머리를 찾았다. 400년을 넘게 지켜 온 나루터의 느티나무 너머로 아련히 물안개 피어나고 먼 산을 넘어 온 햇살이 수면을 비추기 시작한다. 우주가 열리는 듯 일출의 황홀경이 펼쳐진다. 멀리 뱀섬이라 부르는 작은 섬 주위로 온갖 새들이 수면을 따라 줄지어 날고 상큼한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이 아침빛을 받아 반짝이니 선경이 달리 없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다보니 어느새 물안개도 걷히고 아침 해도 중천인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옛 추억을 간직한 채 무심히 떠 있는 황포돛대를 타고 그냥 물 가는대로 흘러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흐르는 것이 저러하듯이… . 허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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