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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청 전경. 울산교육청 제공
울산교육청 전경. 울산교육청 제공

 

수년째 잇따르고 있는 울주군 청량읍 고교 신설 민원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이 학생 수 증가요인 부족을 이유로 '신설 불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교육부의 규제 완화로 소규모 학교 신설 추진 의사를 밝히며 기대치를 높여왔지만 결국 불가 방침을 내세운 것인데, 일부 지역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주군 6개 읍 중 유일하게 고등학교가 없는 청량읍 일대에 검토 중이던 고교 신설 계획에 대해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불가 사유는 학생 수 등 신설 요인 부족이다. 

 시교육청 고등학교 수 배치계획에 따르면 2036년 청량읍 고등학교 진학생 383명으로 예측된다. 학급 수요는 13학급으로 최소 학교 신설 기준인 18학급 대비 부족하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청량읍 고교 신설에 대한 지역 여론은 2022년 지역의 유일한 고교인 세인고등학교가 폐교하면서 제기됐다. 이에 김두겸 울산시장도 인수위 출범 첫날 '울주군 청량읍 일대 고교 유치'를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섰지만 학급 수요가 부족해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시교육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교육부 학교 설립 규제 완화로 300억 미만 소규모 학교 추진 시 교육청 자체 투자심사가 가능해지면서 시교육청은 "청량읍 고교 신설 의지가 있으며, 울주군이 부지를 제공하면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이같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로 추진하더라도 학급수요가 부족한 데다 인건·운영비 등 여러 사항을 고려했을 때 고교 신설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다만 앞으로 청량읍 일대에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경우에는 학교 신설 요인을 충족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어렵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청량읍 고등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등 불편 해소는 기약이 없게 됐다. 

 이들은 10km이상 떨어진 온양읍 남창고나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 인근 고교로 진학하고 있다. 

 이마저도 지역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남창고는 과대·과밀 학교로 배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청량지역 학생들의 약 40%는 남구지역으로 배정되고 있는데, 이렇다 보니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서 오는 불만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인근 온산고로 배치를 적극 검토해보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끝까지 고교 신설을 촉구하겠다는 입장 차를 보이면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량읍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교육청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나가는 한편 고교 신설 무산 시에는 집회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세영기자 sey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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