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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그동안 고위 관리나 CEO 등 소수만을 위한 것으로 여겨졌던 리더십 교육이 어린 학생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넓힌 것은 불과 수년 전부터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그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으며, 리더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역할이나 위치, 모습 등 리더라는 의미는 수직적인 관계에서의 이끔이를 의미하는 단순한 정의를 벗어난다. 리더십이 특정 소수만이 가진 자질이 아니라는 말이다. 누구나 갖춰야 할 덕목으로서의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란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꽤나 어려운 공부의 하나다. 

 홀로 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인 아이들이 누군가와 온전한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를 함께 이끌어나가는 방법을 체득하자니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모두를 위한 리더십으로 개념이 정착됨에 따라 학교 역시 리더십에 대한 교육적 접근 방식이 많이 변했다. 

 우리는 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각종 행사, 캠프, 캠페인 등의 여러 가지 교육 활동에서 리더십이라는 지칭을 쉽게 발견한다. 그러나 교육의 과정에서 리더십을 어떻게 키워주는 것인지 그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어떤 행사에 앞장서는 아이들과 이끌리는 아이들의 관계를 경험하는 것만이 리더십 교육이라 지칭하는 것이라면 다소 아쉬운 발상이다.

 리더십이란 자신이 가진 고유한 자질을 충분히 이용하여 공동체의 유익을 목적으로 공동체에 영향력을 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리더십은 공동체에게 주어진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운데 후천적으로 함양될 수 있다. 리더십을 갖춘 학생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과 만족감을 의미하는 자기 효능감이 높고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또한 당면한 문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타인과의 의견 조율에도 능숙하다. 

 실제로 학생 리더십 교육이 주는 효과에 대한 연구는 수십 년 간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 다양한 필드의 연구자들은 리더십 교육이 학생들의 자기 효능감이나 만족감을 높인다고 했다. 그 외에도 생활기술 수준, 의사소통 기술, 또래관계 등 지적, 사회적, 정의적인 면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다각도로 증명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공동체 단위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행사들에 리더십~ 을 붙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학생들은 사실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저마다의 리더십을 키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저 같이 무언가를 해내는 일들에 리더십 글자만 붙이는 것은 교육적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간 연구되어 온 각종 자료들을 꾸준히 탐색하거나, 행사 후 성찰과 피드백의 과정 속에서 리더십 교육을 위한 꾸준한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교육과정 외의 특별한 행사만이 리더십을 향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도 있다. 교육과정 속에서도 충분히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에, 학교별로 리더십 개발을 위한 필요 이상의 행사를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리더십을 성장하게 만드는 원천인 교사나 관리자의 리더십 향상을 위한 배움의 과정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측면 외에도 학생들이 선생님의 리더십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리더십 교육의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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