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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올해 성년이 되는 젊은이들은 87년 민주화 항쟁의 해에 태어났다. 만약 6월 민주화 항쟁이 미숙한 상태로 끝나지 않고 좀 더 진전되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래서 IMF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한국 정치와 경제가 완전히 민주화되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만약 그랬다면 부패한 정권이 돈에 눈먼 재벌과 결탁하고, 한국경제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경제적 야욕이 더해져 터진 IMF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87년 민주화 항쟁 20주년인 올해 성년의 날도 좀 달랐을 것이다. 그때 태어난 스물한 살 청년들을 위하여 오늘 우리는 멋진 성년식을 열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들도 기쁜 맘으로 참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한국 사회가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상당한 민주적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도 87년 6월 항쟁은 미완이며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우울한 성년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