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17일 당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하며 '출사표'를 내 한나라당 대선 경선 경쟁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간의 '빅3' 구도에서 다자구도로 바뀌면서 경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원희룡의원 대권출마= 원 의원은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 땅의 개인과 가정, 서민과 젊은이, 기업가와 중산층의 꿈을 위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의 꿈을 현실로 이끌 길을 마련해보겠다는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혀 당내 대권경쟁에 합류해 다자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원 의원이 대권경쟁에 합류함에 따라 성향이 겹치는 손 전 지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 의원은 "손 전 지사는 어려운 시기에 한나라당의 개혁에 대해 꿋꿋하게 일했고 인간적으로 손 전 지사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면서 "손 전 지사와 큰 틀에서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잠룡인 다른 대권후보 = 유력주자들인 '빅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이명박 전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지사)'외에도 최근 반값 아파트법안으로 히트를 친 3선의 홍준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역시 3선의 권오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진보 성향의 초선 고진화의원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이와 함께 김진선 강원지사가 지난 14일 빅3에 대해 이미지, 프로젝트, 이벤트 정치라며 비판하고 나서면서 경선 출마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고 40대 중반의 재선 지사인 김태호 경남지사도 잠룡으로 거론된다.
 한편 대선출마에 관해 홍준표 의원은 "잠룡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에 대한 헌신도와 한나라당의 정체성, 지지율 등을 감안해 후보들이 정리될 것"이라며 자신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의 집권을 위해 아파트 정책을 마무리하는 게 시급하다"며 출마 가능성에 거리를 뒀다.
 ◆전 총재의 차기대선 출마 가능성= 이회창 전 총재가 '상유십이 순신불사(배가 아직 12척 남아 있고 이순신도 죽지 않았다)'란 말로 정계복귀 가능성을 암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경선출마 여부가 정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인 가운데 이 전 총재의 최 측근인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차기대선 출마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회창 대선출마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예측을 하면서 의아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그분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 분위기= 한나라당 내에서는 새로운 주자들이 가세하더라도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양대 구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원 전 최고위원의 경우 1, 2위를 다툰다기 보다는 비슷한 중도개혁 또는 진보 성향을 가진 손 전 지사와의 경쟁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일단 당내에서는 손 전 지사가 구도 변경에 따른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기존의 '빅 3' 구도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2강', 손 전 지사와 원 전 최고위원의 '2약' 구도로 분화하면서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
 더구나 중도개혁 성향의 지지층이 분산되면서 지지도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는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안보', 이 전 시장의 '경제'에 밀려 있던 손 전 지사의 '개혁' 테마가 원 전 최고위원의 등장으로 세를 불리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게 돼 오히려 대국민 호소력을 높일 수도 있다는 정반대 시각도 나오고 있다.
 또 하나의 변수로 부각되고 있는 이 전 총재는 '박근혜-이명박'의 양대 구도가 건재하는 한 쉽게 출마를 선언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 관측이다.
 '대권 3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 데다 예전 자신의 측근들이 이미 박-이 양측에 상당부분 흡수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캠페인' 등 돌발변수에 의해 유력 대선주자가 타격을 입으며 기존 구도에 균열이 가는 경우 틈새를 노리고 전격적으로 정계복귀와 출마선언을 단행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조원일기자·일부연합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