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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7월 울산시 남구청장으로 취임한 김두겸 청장. 주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생활밀착형 행정을 펼쳐 '행복 남구'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시대흐름에 맞는 리더란 어떤 리더일까. 진정한 리더는 비범한 결단력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는 말일 터. 최일선 행정현장을 누비는 기초자치단체장에게도 필수적인 덕목. 하루에도 끊임 없이 쏟아지는 온갖 민원을 듣고 주민생활에 필요한 것만을 골라 시행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으리. 비상한 결단력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지사. 더욱이 이젠 행정이 시대변화를 주도해야만이 지역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 지역경쟁력이 바로 주민 삶의 질을 판가름하는 일이므로 기초자치단체장의 책임은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생활밀착형 행정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생활밀착형 구정수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김두겸 남구청장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24일 오전 남구청을 찾았다. 출입구 중앙에 세워진 내년 9월 열리는 울산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알리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D-342.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 것일까. 은근히 조바심이 난다. 그렇지만 '꿈을 향해 쏴라! 울산에서 세계로!'란 캐치프레이즈 처럼 준비는 잘 진행될 것이고, 그래서 대회는 무사히 치러지리라. 인터뷰에서도 자연스레 세계양궁대회를 맨 처음 화제로 삼았다.

 

 

   세계양궁대회 빈틈없이 준비

 

 -내년 세계양궁대회 준비는 이상이 없습니까.
 ▲차질 없이 잘 준비되고 있습니다. 문수국제양궁장 확장공사가 대회개막 3개월 전인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숙소확보와 홈페이지 구축, 상징물 개발 등의 기본여건은 이미 갖췄습니다. 자원봉사자 모집과 대회홍보, 수송대책 등의 대회운영 전반에 대해서는 로드맵대로 완벽하게 갖출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지난해 4월에는 사전대회 성격이 강한 양궁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 최고의 대회를 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대회는 어떻게 치러집니까.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먼저 내년 8월 30일, 31일은 세계 139개국 양궁협회장이 참석하는 국제양궁연맹(FITA) 총회가 열립니다. 이어 9월 1일의 개회식을 시작으로 경기에 들어가 9월 9일까지 문수국제양궁장에서 펼쳐집니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희망합니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애로라든가 에피소드도 많았죠.
 ▲유치하기까지 최대의 걸림돌은 경북 예천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입니다. 국내에서 개최도시로 선정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예천은 우리나라 양궁을 대표해왔다는 자부심과 함께 선수촌건립 등 막대한 예산지원책도 내놨습니다. 그래도 남구로 결정된 것은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운영체제와 교통과 문화, 관광, 체육 등 연계인프라가 잘 구축된 점이 강점으로 꼽힌 결과입니다.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만, 2006년 8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ITA 운영위원회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경합을 벌였으나 만장일치로 선정됐습니다. 크로아티아는 거국적으로 스포츠마케팅 차원에서 유치활동에 나섰는데, 운영위 임원들과 FITA 전, 현회장, 사무총장 등을 잘 설득해서 성공했습니다.
 

   어족자원 보호위해 고래잡이 필요
 -세계양궁대회 만큼이나 남구의 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게 지난 7월말에 지정된 고래문화특구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고래 이야기로 넘어가죠. 고래고기는 자주 먹습니까.
 ▲그렇게 자주 먹는 편은 아닙니다. 울산에서 태어나 줄곧 살아오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고래고기를 먹었던거죠. 이전엔 울산사람이면 거의 고래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러므로 고래식문화는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야만적인 행동이 아니라 예부터 내려온 우리의 전통 식문화라는 차원에서 이해를 하고 접근해야겠죠.


 -고래잡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환경단체로부터 비난도 받았죠. 고래잡이를 왜 허용해야 한다고 발언하셨습니까.
 ▲고래자원이 늘어나면서 연근해의 많은 어족자원을 고갈시킨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태계 교란과 어민보호 차원에서 적절한 솎아내기는 필요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전면적인 고래잡이로 진의가 잘못 알려진 것 같군요.

 

   생활밀착형 區政 호평
 -생활밀착형 구정에 총력을 쏟고 계시죠. 그런 점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쓰레기대책인데, 이색적인 방법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죠. 클린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소개해주시죠.
 ▲대표적인 것을 말씀드리면, 지난해 6월부터 불법으로 내다버린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주민의식이 달라져 80% 가량 줄었습니다. 배출시간도 철저히 지키도록 했습니다. 전날 해지고 난 이후부터 수거날 새벽 3시까지로 제한해서 위반자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간선도로변은 완전 정착됐고, 이면도로와 주택가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집회와 행사를 하면서 나오는 것도 주최측이 처리를 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지난 2월부터 단독 공동주택에도 감량기기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거주자 우선주차제도도 시행하고 있죠. 성과는 어떻습니까.
 ▲7월부터 시행했습니다. 당초 반대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으나 지속적인 홍보와 계도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차문제 해결은 물론 이면도로의 지장물 제거라는 효과까지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차량소통이 원활해지고 주변환경도 깨끗해졌습니다. 또 밤샘주차하는 대형차량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우려도 해소됐습니다.

 

   전국최초 공직인사 혁신 '뿌듯'
 -지난해 '울산발 인사혁신'이 전국에 크게 메아리쳤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사실 지난해 울산발 인사혁신이 그동안 국민들에게 철밥통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것을 우리 남구청이 먼저 시작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슴 뿌듯합니다. 사무관 3명을 포함해서 모두 7명을 조처한거죠. 그 뒤 사무관 1명은 자진사퇴했고, 나머지 직원은 원상복구해서 근무를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긴장감과 함께 공직자로서의 태도변화를 갖게 한 점이 큰 성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후속대책은 없습니까.
 ▲3D부서, 즉 기피부서를 거치지 않으면 쉽게 승진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상위직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노른자위로 알려진 핵심 부서에서 근무해야 하거나 핵심보직을 맡아야 했잖습니까. 그러니 직원들이 그런 부서에 가기 위해 혈안이 됐죠. 그런 폐단을 없앴습니다. 그러니까 자연적으로 이젠 청소라든가 교통, 환경부서로 자진해서 가려는 직원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직원을 승진하는 데에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사 마일리지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맡은 업무 외에도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업무도 챙긴다거나 구청의 행사와 개인적인 봉사활동 등등을 파악해서 종합점수를 매겨 승진이나 보직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인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의전행사도 간소화하게 했다면서요.
 ▲그동안의 행사를 보면 인사말과 축사를 하는 순서가 끝없이 이어졌잖습니까. 행사를 지켜보는 주민입장을 생각해야죠. 주민들이 얼마나 지루한지를 생각했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주민을 받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말이 안되는거죠. 그래서 의전을 간략하게 하도록 했습니다.

 

   행정재정·공공자본 세계화 AAA

 -그런 성과들 때문이겠죠. 얼마전에 지역경쟁력 부문에서 트리플 에이(A)를 인증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국 246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행정과 재정 및 공공자본을 비롯해 인적자원 등 5개 부문에 걸쳐 평가한 것입니다. 우리 남구가 행정과 재정 및 공공자본과 세계화 2개 부문에서 트리플 에이(A) 평가를 받는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명품도시 만들기에도 역점을 두고 계시죠. 사실 울산의 도시품격은 수준 이하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디자인 개념을 도입하시는 겁니까.
 ▲현재 울산에서 도시화가 가장 잘된 곳이 남구라고 합니다만, 모양을 보면 중소도시 형태에 불과합니다. 토지 효율가치가 떨어지다보니 조무라기 도시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가장 번화가라는 삼산동을 보더라도 백화점 두 곳 이외에 대도시급 수준을 가진 명품건물이 없지 않습니까. 자괴감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래서는 울산이 더 성장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션과 아트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마음 먹은 겁니다. 도시디자인개념의 도입이 시급한거죠. 직제로 도시디자인과의 신설과 도시디자인위원회 구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염두에 두고 있는 또 다른 복안은 없습니까.
 ▲가용용지의 부족이 심각합니다. 도시화를 이루기 어려운 장생포와 두왕동 외에는 가용용지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건물 높이제한을 받고 있는 삼산지역의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그래서 연약지반인 삼산지역에 짓는 건물에 대해서는 내진설계를 강화하게 했습니다. 현재 기준보다 2배 가량 강화된 것입니다.
 
 -울산의 도시품격을 높이는 명품도시 만들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요즘 가장 현안인 삼산배수장 문제를 거론하면서 김 청장님에 대한 비난도 있던데, 삼산배수장은 어떻게 된 겁니까.
 ▲이런저런 부정적인 이야기도 나오겠죠. 사심(私心) 없이 구정을 수행하면 진실은 나중에라도 밝혀지게 마련입니다. 발목을 잡는 것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다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체 구정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런 것은 혁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덕장으로도 되도록 더욱 애쓸 것입니다.
 그리고 삼산배수장 문제를 말씀드리죠. 현재도 일부 공원화돼 있는 유휴지는 더 많은 시설을 설치해서 시민공원으로 만듭니다. 단지 오수가 고여 있는 곳의 물 위에 덮개를 설치하고 악취를 줄인 뒤 그곳을 골프연습장으로 활용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일대를 모두 골프연습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겁니다. 제 선거공약도 들먹이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하는데, 선거공약에도 이런 점이 명시돼있습니다.
 
 -대현동에 짓는 도서관도 시끄럽죠. 어떻게 된 겁니까.
 ▲삼산배수장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당초 도서관부지로 사놓은 곳은 신선산 바로 아래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곳입니다. 그곳 맨 뒤편 귀퉁이에 부지가 있는데, 그곳에 도서관을 짓기보다는 다른 곳에 짓는 게 더 낫다는 복안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대현동에 있는 구 보건환경연구원 건물을 철거하고 현재 새로운 도서관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존 부지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업체에 팔면 당초 땅을 살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받게 되고, 그 돈으로 주민복지를 위한 다른 시설에도 투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마치 도서관을 짓지 않는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나돈거죠.
 도서관문제가 나왔으니 덧붙이자면 도서관 건립은 120억원 가량을 들이면 됩니다만, 그 뒤가 큰 문제입니다. 해마다 운영비로 20억원이라는 큰 돈이 듭니다. 심사숙고할 문제인거죠. 그래서 저는 취임 이후 17개동별로 마을문고 확충에 매달렸습니다. 나아가 초, 중, 고교의 남는 교실을 이용해서 도서실을 확충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게 실질적으로 운영비도 들지 않고 더 낫지 않습니까. 어느 것이 효과가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죠.

 

   선암수변공원 등 친환경정책 인기
 -요즘 선암수변공원이 인기폭발입니다. 그래서 김 청장님의 인기도 좋겠습니다.
 ▲선암수변공원을 둘러볼 때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취임 이후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2년간의 공사 끝에 올 연초에 준공을 했습니다. 곧 울산에는 없는 서바이벌 게임장과 피크닉 광장도 갖춥니다. 내년에도 다른 시설을 추가로 갖출 예정입니다.
 그리고 수변공원에서 시작되는 솔마루길은 올 연말에 전체 24Km를 완료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완공되면 도심 산책길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책로로 자리매김됩니다.
 아울러 도심을 지나는 여천천도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다음달 공사를 발주합니다. 주민휴식공간도 들어서는 친환경 하천으로 태어나는데, 기대해도 좋습니다.
 
 -대학에서는 화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에는 어떻게 입문하게 됐습니까.
 ▲4학년 때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는 친구를 돕다가 정치에 꿈을 두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89년에 경보업체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면서 발을 넓히게 돼 95년 울산시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가족은 몇 입니까.
 ▲아내가 약사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고, 아들이 둘입니다. 큰 애는 군에 갔다와 대학에 복학했고, 작은 애는 전경으로 복무중입니다.
 
 -취임한지 2년이 조금 넘었죠. 성적을 매긴다면 몇 점쯤 될 것 같습니까.
 ▲70점은 넘겠죠. 주민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구정을 펼쳐 '행복 남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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