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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가시고 어머니 홀로 계시는 저 집
 지붕의 기와 생산자는 나다
 열대여섯 보드라운 손가락이
 시멘트 독에 짓물러져도
 그것을 아파 할 프롤레타리아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 바닥 선배 형님들 따라 니나노집 다니던
 이야기 지금은 전설로 남았지만
 그때 교련복 뒤집어 입고 나의 인도를 받았던
 친구는 미국 가고 없다
 나의 잔뼈는 그렇게 등이 굽었다
 한때 진탕 놀았던 자들이 그 야들야들한
 불우를 딛고 무엇이 되고 또 무엇이 되는 것처럼
 이 바닥에서 나는 무엇이 더 될 수 있을까
 먹고 사는 일 앞에 무릎을 꺾고
 먹고 사는 짐승이 되어 무릎을 친다
 세상에 휘어지는 것들이 등을 굽혀

 

   
 
詩作노트…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세월의 빠르기야 어디 비길대가 없다. 아무리 잡고 싶어도 그저 흘러갈뿐 되돌려 주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무심한 세월이란 말을 자주 듣고 살았지만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소리에 무심했던 내 자신이 되돌아보아진다. 하지만 너무 많이 흘러가고 사라져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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