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케팅이 가장 유효한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한편의 드라마가 뜨면 그 드라마 주인공이 만지작거린 길거리 노점의 머리핀조차 품절현상을 보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송혜교 원피스를 입으면 그녀처럼 보일 것 같고 송중기 선글라스를 쓰면 후광이 번득이리라 착각하는 심리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자기애와 과시욕의 결합이 만든 상술이지만 뭐 그닥 나쁠 것은 없다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선친묘소 이장이 화제가 됐다. 정치인들의 선대 묘지 이장은 대권가도와 함께 곧잘 세상의 관심사가 되기도 한다. 과거 김대중 전대통령이나 이회창, 김종필, 이인제 등 유력 정치인들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장으로 화제가 된 적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선영을 이장했다. 선친 묘를 서울 우이동에서 경남 함
한때 우리 사회에는 '떼법'이 난무했다.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며 '떼'를 쓰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부당한 요구나 청을 들어 달라며 억지를 부린다는 의미의 '떼'와 실증적인 논리와 강력한 실행력을 갖는 '법(法)'의 합성어가 '떼법'이다. 누가 지은 말인지는 몰라도 시대상을 잘 반영한 신조어였다. 사실 '떼'는 사리판단력이 부족하고 아직 지능이 덜 여문 어린애들이나 쓰는 매우 저급한 자기주장의 한 방법이다. 때문에 '떼법&
이번주 고래축제가 열린다. 울산은 산업수도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각인돼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류사의 비밀과 한반도 고대사의 모태가 숨은 그림찾기처럼 새겨져 있는 땅이다. 그 출발은 바다다. 정자바다부터 방어진과 장생포, 서생 앞바다까지 동해 푸른빛이 적시는 바다가 그 출발이다. 옛 사람들은 바로 이 동해를 고래의 바다 즉 경해(鯨海)라고 부
반구대 암각화 보존 해법이 다시 이슈가 됐다. 기형적인 카이네틱댐이라는 응급조치에 묻혀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보존 문제는 임시물막이의 누수현상으로 다시 수면 위로 흘러넘치는 상황이다. 물막이 실패, 생태제방안 부상 등 요즘 언론에서 떠드는 이야기는 참 오래된 문장이다. 임시물막이 채택부터 누수는 예견됐고 임시라는 단어처럼 임시방편은 대책이 아니라고
구마모토 지진으로 공포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에겐 또다른 관심사가 있다. 바로 구마모토성과 전범기업 미쓰비시다. 구마모토성은 일본인이 가장 애정을 가진 3대 성에 속할 정도로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일본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 성이기도 하다. 16세기 조선인들의 한이 서린 곳이 구마모토성이라면 20세기 한국 청년
딱 한사람, 바로 내가 선택의 결정을 쥐고 있다면 확 바꿔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치다.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하게 하는 것이 선거다. 그러나 대의 민주주의라는 정치의 본질은 내 생각 내 뜻이 총의로 모일 때 하나의 실천이 된다. 쉽게 말해서 내편이 다수가 되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야단이다.
지난 3월 15일은 한국 노동계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은 의미있는 날이었다. 2005년부터 11년이나 끌어오던 사내하청 문제의 최종 모범답안을 마련한 날이기 때문이다. 즉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인 특별협의에서 최종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이 합의안은 현대차를 비롯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차지회, 사내하청대표 등 소위 5주체 모두가 참여해 실현 가능한 모든 대안을 놓고 격론과 토론을 벌인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합의안을 이미 두 차례나 거부했던 울산지회가 17일에 실시한 조합원총회에서 80%가량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벚꽃이 널브러졌다. 주말, 나들이객 틈을 비집고 벚꽃 만개한 작천정을 걸었다. 한반도가 생긴 이래 이 땅의 바람과 햇살을 받아 흙을 토해 만개한 벚꽃은 이제 봄의 화신이 됐다. 이 꽃이 불편한 이웃 일본에서는 나라 꽃으로 흥청거리지만 꽃이 무슨 죄가 있겠나 싶어 벚꽃 이래서 함박웃음 짓는 사람들과 어우러진다. 사쿠라, 벚꽃나무의 일본 이름인 이 단어는 한
한바탕 삼류무협이 막을 내렸다. 새누리 권좌의 후계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비박신공의 좌장, 무대의 옥새비책은 4·13 무림대회전 이후의 문제일 뿐, 당장 시급한 것은 여의도 무림대회전의 결과다. 비박신공으로 무장한 3인의 고수가 무대의 품으로 파고들지는 미지수지만 친박교본을 열심히 독파한 한구대공의 급소는 제대로 찌른 모양새다. 무대는 외쳤
지난 18일 현대차 특별협의 잠정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0%가까이 찬성해 가결됐다. 이로써 2005년부터 11년이나 끌어오던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가 완전히 종결됐다. 숱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인내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선 현대차와 지부를 비롯한 특별협의 다섯 주체의 노력은 충분히 상찬(賞讚) 받을 만하다. 사실 2017년까지 2,000 명을 추가로 특별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이 나오기까지에는 많은 진통이 있었다. 노사 갈등은 물론 노노 갈등과 갖가지 폭력사태 등 안타깝
이외수가 '칼'이라는 소설을 들고 나왔을 때, 만화방은 무협소설 열풍이 불었다. 세상에 대항할 스스로의 힘이 없는 사내는 언제나 품 속에 칼을 쥐고 산다. 그가 무협을 읽었다면 칼을 버리고 음습한 굴 속에 들어가 전설의 구음진경을 독파했을지도 모르지만 소설 속의 그는 칼이 유일한 구원이었다. 무협은 어른들의 판타지다. 현실의 무료함이 무기력으로 번질 때
'청년실업률 12.5%로 사상 최고' 각 언론의 헤드라인이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한창 일해야 할 나이에 PC방을 전전하거나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다. 4년제 대학을 5~6년 심지어 7~8년만에 졸업하는 것조차 당연하게 여길 정도다. 일단 학적을 두고 일자리를 찾겠다는 작전이다. 사정이 이러니 결혼해서 성가(成家)를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예사로 여길 게 아니다. 물론 이 모든 원인은 '경제'가 힘을 못 쓰고 있기 때문이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이 임단협 공동교섭을 추진하고 노사 현안에 대해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혀 현대차 올 단체교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지난 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통상임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사용 억제 △총고용 보장요구 등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과 투쟁방침을 확정하고 이르면 이번주께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에 공동교섭 요구안을 발송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방침대로 공동교섭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대로 진행된다면 금속노조 주요사업장 임단협 개시 시점이 예년보다 1~2개월 앞
올해로 처용문화제가 50년을 맞는다. 울산하면 굴뚝 도시였던 대표 단어가 이제는 고래나 반구대암각화, 태화강에 영남알프스까지 다양화 됐지만 여전히 울산은 처용의 고장이다. 처용문화제라는 이름도 처용의 출발이 바로 우리 고장이기 때문이다. 처용문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전 의식이 진행되는 처용암은 울산의 역사성을 말해주는 중요한 지역이다. 오늘날의 용어로 국
지난 주 현대차 하내하청 울산지회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수가 "현 지회장을 재신임한다"고 답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결과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 이유는 먼저 이번 투표의 실시배경 때문이다. 앞서 있었던 22일의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는 박빙의 차이로 부결되었다. 그러자 잠정안 도출에 참여했던 지회장이 "그렇다면 나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며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대해 노동전문가들조차 "잠정안을 반대했으니 지회장도 불신임한다는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무위로 끝났다. 사내하청 문제를 일괄·최종적으로 타결할 잠정안을 두고 2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했다. 이번 잠정안은 하청지회는 물론 지회의 우군격인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라는 상급단체까지 참가해 마련한 것이다. 때문에 소수 강경파들의 요구까지 담겼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은 '부결'로 답했다.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 동안 기울인 노력을 일거에 무력화시킨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힘들고 기약할 수 없는 날을 자초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20
우공이산. 너무나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겨 놓는다는 말이 식상한 시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사라진 오늘에 던지는 과거의 따귀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중국 고전 열자(列子) 탕문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사방 둘레가 700리나 되고,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 산을 옮긴 사내의 이야기다. 북산의 우공(愚公)은 아흔이 가까운 나이였지만
솜 속에 바늘을 숨기고 있다는 사자성어다. 비슷한 말로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이나 중국의 '대표 간신' 이의부의 고사인 웃음 속에 칼을 숨기고 있다는 뜻의 소리장도(笑裏藏刀)가 있다. 한마디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하다는 말이다. 새해 아침부터 불쾌한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윤병세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이야기다. 그는 구랍 31일 열린 새누리당
이번 주가 수능이다. 지금이야 '수능앓이'가 큰 이슈가 되지 못하지만 10여 년 전만해도 수능날이 다가오면 온 나라가 입시전쟁을 치렀다. 신문사의 경우 수능 100일 전에는 어김없이 '100일 데이'라는 이상한 풍속도를 박스기사로 올렸고 'D-몇일'을 아예 1면에 중계하며 요란을 떨기도 했다. 수능 당일에는 새벽부터 주요 고사장에 신참 기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