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에는 '카나페 승진'이라는 속어가 있다. 우리에게 영화로 알려진 '소파승진'의 원형쯤으로 보면 된다. 시골뜨기 여자가 파리의 우체국에 근무하며 상사의 성적 유혹에 시달리는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은 어느새 촌티를 벗고 출세를 위해 소파를 다양하게 이용한다. 학력위조로 온 나라를 '위조공화국'으로 몰고 간 신정아 사건이 이제 노정권의 최대 '섹스스캔들
지도자들은 대체로 삶의 등대 역할을 하는 사자성어 하나쯤을 가지고 사는 모양이다. 얼마 전 삼성경제연구소가 우리나라 사회지도급인사들이 좌우명을 사자성어로 정리해 발표한 내용 중 1위로 올라 있는 사자성어는 흥미롭게도'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 순망치한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와 우나라와 괵나라에 얽힌 이야기에서 유래된 사자성어이다. 순망치한은 진나라 헌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를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국민과 울산시민의 싸늘한 시선도 시선이지만 이제 동지이자 노조활동을 이끌었던 실질적인 동력(動力)이라 할 일반 노조원들의 눈길도 예전 같지가 않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현자노조원은 노조 집행부의 결정 사항을 무조건 믿고 따랐다. 그것이 비록 자신들에게 임금손실 등 어떤 불이익을 안겨주
사냥꾼들 사이에서 오래된 격언 중의 하나가 "비틀거리는 오리에게 총알을 낭비하지 말라"라는 말이다. 이른바 레임덕이라는 말도 사냥꾼들의 격언과 무관하지는 않다. 하지만 역사상 수많은 지도자들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뒤뚱거리는 오리 꼴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대체로 이 같은 지도자의 행동은 두 가지 형태를 보인다. 하나는 극도로 자신을 절제하
인질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상대적으로 약자에 있는 쪽이 강자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이득을 취하는 방법으로 인질극만큼 효과적인 게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인질은 정당성 여부를 떠나 힘의 비교논리 속에서 계속되었고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인류의 비극이다. 특히 목숨을 담보로 금전적인 이득을 챙기려는 행위는 어린아이를 유괴해 돈을 뜯는 파렴치한과
이번 한 주는 정말 뭉클하면서도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게 했다. 고질병처럼 우리를 옭아맸던 정치의 후진성을 시원하게 날려 보냈다.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가 문제의 고리를 끊어냈다.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후련하다. 경선 마지막 순간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계속했고, 대의원과 당원 투표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참모의 보고를 받고 전당대회 단상에
국가가 수모를 당한 날은 망국이나 망국에 준하는 날이다. 우리 근현대사에 국치일은 두 번이 있다. 하나는 병자년(1636년)에 청의 왕에게 당한 '삼전도의 굴욕'이고 나머지 하나는 '경술국치'이다. 병자국치란 병자호란의 종전과 함께 당시 임금이었던 인조가 지금의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삼전도에서 청태종 홍타이시 앞에 끌려나가 삼배구고두례라는 예를 올린 사건을
울산에는 식당 주인들이 전하는 우스개 퀴즈가 있다. 식당 골목으로 두 무리의 일행이 들어섰다고 하자. 한 무리는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팀이고, 또 다른 무리는 회사 작업복을 아무렇게나 걸친 근로자 팀이다. 그럼 식당주인은 어느 팀으로 달려갈 것인가라는 것이 퀴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면 당연히 양복을 입은 팀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돈의 씀씀이나 매너가
최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관련한 두 가지 뉴스를 접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처음으로 1백만명을 넘었다는 소식과 유엔 인종차별위원회가 우리나라를 인종차별국가로 분류하고 단일민족국가의 이미지를 극복하라는 충고를 했다는 소식이다. 어릴 때부터 단일민족을 훈장처럼 달고 산 우리에게 유엔의 충고는 충고를 넘어 상처가 될 수 있다. 사실 우리민족의 뿌
정치는 우리사회의 모든 것이 녹아 있는 사회적 실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를 쉽게 욕하면서도 외면하지 못한다. 언론에서는 '정치뉴스'를 톱 뉴스로 다루지 않는 편집을 꿈꾸면서도 어느 순간 정치뉴스가 톱 자리에 와 있는 현실에 당혹하기도 한다. 그만큼 정치는 우리와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를 무수히 맺고 있는 '친족관계'인 모양이다. 며칠 전 대장정을 끝낸 한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정치가나 유명인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은 지극히 단순한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이나 언론매체, 영상미디어가 거미줄처럼 널려 있는 오늘날엔 과거와 같은 신비주의가 상당부분 효력을 상실했지만 신비주의를 거둬들인 다양한 미디어가 대중의 생각을 조정하는 또 다른 신비주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선거판은 '미디어 선거'라
아프카니스탄에 우리국민 23명이 인질로 억류된 지 오늘로 꼭 보름째다. 벌써 두 명은 싸늘한 시신이 됐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외신과 정부 발표가 혼미를 거듭하면서 피랍 가족들은 피가 마르고 있다. 우리 정부의 거듭된 교섭 노력과 가족들의 애타는 절규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저들 인질범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오뉴월 염천보다 더 뜨겁게 이글거리고 있다. 정부가
한일 월드컵 때를 생각하면 가장먼저 태극기와 붉은악마가 떠오른다. 하지만 붉은악마의 상징코드에 치우천황과 삼족오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국기게양대의 높은 곳이나 유리상자의 경건함에 갇힌 태극기가 화려한 의상이나 페이스 페인팅으로 재창조되는 과정에서도 태극기속에 담긴 삼족오와 태극정신의 실체는 까맣게 묻혀 있었다. 태극이나 삼족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 자국의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한데 이어 각료 16명도 참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각 각료들이 종전기념일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후 집권 내각 가운데 가장 우익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베 내각의 이번 결정은 그래서 더욱 뉴스거리가 된다. 아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인들이 정치의 가변성에 대해 언급할 때 자주 쓰는 이 표현이 요즘처럼 잘 맞아 떨어지는 시기도 드문 일이다. 4개월 앞 둔 대선가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날이 바뀌면 친노를 표방한 인물들이 "내가 적임자"라며 여권 경선에 뛰어들어 이제 그 수조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비교적 단순하게 짜여진 야당의 대선구도는
위기의 우리 영화가 두 가지 호재를 만나 재도약을 노린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꾀 투자를 한 충무로 영화 한편이 개봉하면 개봉 그 자체가 화제였다. 연일 관객 기록을 갈아치운 소식과 한류에 새로운 아이템이 가미된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들뜬 보도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우리 영화의 현주소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같은
울산과 양산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주)경동도시가스가 정말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울산남구청장이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정압시설물과 가스부피 팽창에 따른 요금 과다 징수'를 문제화시키면서 본격화 된 전쟁이 26일로 정확히 45일을 넘겼다. 실무자가 아닌 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직접 자청한 것부터가 이례적인데다 내용도 상당한 휘발성
과거사에 대해 '치매현상'을 보이는 일본이 요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둘도 없는 맹방으로 여겨왔던 미국이 자신들의 '치매'를 중병으로 진단한 것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위안부 문제는 거론하기 조차 불쾌한 우리 역사의 상처이다. 역사의 기록을 읽을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는 이 상처를 굳이 들춰내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미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
폭염예보제가 첫 시행된 올해 벌써 기상청은 폭염주의보에 이어 폭염경보까지 발령하는 숨가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날씨는 우리의 주된 관심사다. 다만 옛사람들에게 날씨가 숙명이었다면 오늘날엔 극복의 대상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문제는 바로 날씨를 극복의 대상으로 삼은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에 있다. 여름을 겨울로, 겨울을 여름으로 바꿔보려는 인간
누군가 정치를 빗대 "3류 개그보다 못하다"고 했다. 호된 질책을 받은 적이 있다. 개그는 사람을 웃기기라도 하지만, 정치는 도대체 뭐를 잘 했느냐는 것이 반문의 요지다. 그런데 한동안 본업인 소설을 접고 정치판에 뛰어들었던 김홍신이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 "소설이 정치보다 100배 낫다"고 했다. 김홍신은 15대와 16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7대 총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