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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요오드·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2곳에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울산도 사실상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울산에는 실시간으로 방사성 물질 측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해 시민들은 방사능 유출 유무와 관련된 정보조차 제공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실시간 채집 12곳서 요오드·세슘 등 검출 확인
원전에 둘러싸인 울산 측정 장비 없어 시민불안 가중
한수원 4곳 설치 계획 앞당겨 감시·안전성 확보해야

 
#방사성 물질 확산, 울산은 무대책

29일 울산시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에 따르면 28일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공기를 채취, 분석한 결과 모든 측정소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세슘 등이 극미량 검출됐다.
 기술원(KINS) 측은 이들 방사성 물질이 캄차카반도와 북극, 시베리아를 거쳐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연간 방사선량 한도의 20만∼3만분의 1에 불과한 매우 적은 양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12곳의 측정소에서 모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자, 사실상 울산도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술원에서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환경방사선감시기(ERMS)는 총 70개소로, 이중 12개소가 실시간 공기나 빗물을 채집하는 등 채집기를 갖추고 있어 방사성 물질 측정이 가능한데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이들 측정소 모두에서 검출된 것은 한반도가 방사능에 유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전국 모든 측정소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것은 이미 전국에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며 울산의 방사능 오염을 기정사실화했다.
 
#감시기는 있으나 채집기 없어

문제는 울산지역에는 방사선 증감 분석 장비인 환경방사선감시기(ERMS)가 울산기상대 내 1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 장비는 채집기가 없어 실시간 방사성 물질 측정을 통한 방사능 유출 유무를 확인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고리원전 측이 자체 운용하고 있는 ERMS가 12개소 있지만, 이중 채집기가 갖춰진 것은 3∼4개소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울산이 아닌 부산시 기장군 등에 설치돼 있다. 사실상 울산은 실시간 방사능 측정이 전무한 것이다.

 더구나 울산은 지리적으로 고리원전과 월성원전 사이에 낀 입장이어서 자칫 조그만 원전사고에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은데도 시민들은 방사능 유출과 관련, 어떠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는 등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채집기가 갖춰진 ERMS 설치 등 지역 내 방사선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방사능 유출 정보를 실시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울산도 방사성 물질 노출, 시민에 정보 알려야

신고리원전민간환경감시센터 관계자는 "제논 검출에 이어 방사성 요오드도 확인되면서 이제 더 이상 한반도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며 "특히, 울산은 지리적 위험을 안고 있는 만큼 조속한 ERMS 설치를 통해 방사능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도 홍보전광판 등을 활용, 실시간 방사능과 관련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향후 ERMS는 4개소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며, 5∼6㎞ 지역과 8∼10㎞ 지역에 각각 3개소, 2개소를 추가로 설치해 줄 것을 한수원 측에 요구하고 있다"며 "실시간 방사능 측정을 위해 채집기를 갖춘 ERMS 설치를 요청해 시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필기자 us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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