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계적 상담 프로그램 없어 선제대응 역부족
학교안팎 연계 위기학생 구조장치 마련 절실

울산지역 청소년들의 '일탈'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일탈을 상담하고 치유할 교·내외 프로그램이 부실하고, 사회적 관심도 부족해 사후약방문식의 대응에 그치고 있다.
 
#이성문제 고민하다 극단선택

여고생 A양(17)과 B양(17)은 지난 15일 새벽 중구의 모 아파트 화단에 나란히 숨진채 아파트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이 아파트 15층에서 이들이 남긴 가방이 발견돼 경찰이 일단 두 학생이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학생들의 주변을 탐문한 결과 한 학생이 이성문제로 괴로워하다 친구와 술을 나눠마신 후 동반 투신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여고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때까지 학교와 가정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무시했다' 사흘간 후배 폭행

L(18)양과 친구 K(17)양은 지난 11일 학교 후배 C양(17)양이 휴대전화를 받지않아 무시 당했다며 태화강 다리밑으로 데리고 가 남녀 학생 7명과 함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하는 등 2시간동안 집단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12일에도 오전 오전 9시부터 밤 늦게까지 중구 종합운동장 일대에서 C양을 끌고 다니며 계속 폭행했고, 특히 다음날 새벽에도 C양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하고, 담배를 피우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C양은 이틀동안 연락이 없는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13일 오후 7시께 중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발견돼 가족들에게 넘겨졌지만 3일 동안의 가혹행위로 인해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C양은 경찰에사 "도망치려 했지만, 학교선배들이 너무많이 겁을 줘 후환이 두려워 누구에게도 말을 못했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면서 "너무 많이 맞아서 정신을 잃기도 했다"고 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위기상황 혼자 감내

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아이들의 고민을 들을 수만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 학생들의 경우 무엇보다 학교 내에서 일차적인 관리가 요구되지만 체계적인 상담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고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지역의 경우 양 교육청 산하의 '위센터'를 중심축으로 학교마다 '위클래스'를 운영해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단계 상담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 위클래스가 울산 전체 초·중·고교 233곳중 85곳에만 배치했고, 인원도 1명씩에 불과해 위기상황을 예측하고 선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사회범죄 모방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응하고, 청소년들의 상담 치료를 위해서는 학교 안팎이 연계해 위기학생에 대해 총체적을 해석하는 장치가 마련되야한다고 조언한다.
 울산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학교 울타리내에서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전적으로 관리하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학생을 둘러싼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전반적인 구조속에서 아이가 권위자 또는 교우 등과 형성한 관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연계 시스템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부종합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