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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까지 전국 85곳 대상 현장검사 완료
경은·진주 등 울산 진출 6곳도 대상에 포함
상당수 자기자본비율 5%미만 가능성 높아
고객보호 한도 확대 무산등 고객잡기 난항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오는 9월로 예정된 경영진단 결과 발표 내용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울산에 본점을 둔 경은저축은행의 영업정지사태에 이어 지역에 출점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과 관련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어 부작용도 우려된다.
 경은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저축은행 보호한도 확대 정책이 무산된데다 저축은행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민감한 내용이 소문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자칫 지역 저축은행들의 예금 대량인출(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빠르면 이달말 퇴출명단 공개
17일 금융감독원과 지역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국 저축은행 경영진단을 위한 대부분의 현장검사 일정을 이번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5일부터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회계법인 등의 인력을 동원해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1·2차에 걸쳐 진행해왔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앞서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한 가운데 이르면 이달 말 '퇴출 명단'이 공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울산에 진출한 경은저축은행을 비롯 진주저축은행, 부산HK저축은행, 솔로몬부산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미래Ⅱ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도 포함됐다.
 17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경영진단을 받은 85개 저축은행 중 상당수가 PF 부실대출 등에 따른 리스크 위험을 안고 있어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기준(경영개선계획 제출·평가 대상)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5% 미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시장 혼란과 고객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착륙 지원과 자체정상화를 유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는 없을 것이란 방침을 밝혔지만 저축은행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대출 규모가 워낙 큰 탓에 부실저축은행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저축은행발 리스크 무시 못해
지역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일부는 제외되겠지만, 울산에 진출한 저축은행을 포함해 상당수 저축은행들의 PF부실 규모가 워낙 커 정리해야 할 저축은행이 10개가 될지, 30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라며 "금융당국이 '최소화' 방침을 밝혔지만 '저축은행발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상호저축은행 경영건전화 추진방향'을 수립, 지난달 11일부터 85개 저축은행의 경영진단 작업을 벌여왔다.
 이미 1차 경영진단(3주간)을 마무리 했고 추가 진단이 필요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2차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순에는 구조조정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영업정지된 부실저축은행 사례만 보더라도 자체 정상화가 어려운 저축은행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9월까지 추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던 금융위가 지난 5일 돌연 경은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 역시 이를 방증한다.
 경은저축은행은 영업정지 후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검사 결과 BIS기준 자기자본비율-2.83%에 부채가 자산을 141억원 초과해 자체 정상화가 힘든 것으로 결론났다. 때문에 금융당국의 경영진단 결과에 대한 지역 저축은행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예금 대량 인출 등 향후 신뢰도 추락에 의한 저축은행 위기가 가속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이 추진한 5,000만원 이상 예금주와 후순위채 투자자 피해 보전을 위한 '저축은행 특별법' 제정이 무산되면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경은저축은행 부실조사 본격화
한 지역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미 몇몇 저축은행의 경우 경영진단과 관련한 불리한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난감해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공식화된 것 없는 상황에서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얘기했다.
 지난 5일 영업정지된 경은저축은행 부실조사가 다음주부터 본격화된다. 예금보험공사는 가지급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 9일부터 지금까지 6,000여명이 900억원의 가지급금을 지급받았고, 다음주부터 부실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다음주에 경은저축은행 부실조사팀을 울산에 파견해 2주 동안 서류 등을 통한 예비조사를 실시한 뒤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대출 등 본조사 일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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