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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남부소방서 대회의실에서 열린 화재방어 검토회의에서 소방공무원 및 석유화학공단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현대EP㈜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 분석 및 대처방안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대형 인명사고를 낸 현대EP 울산공장 폭발화재사고 후 울산지역 석유화학공단의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당국의 대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고 위험이 높은 기업체 보수기간 중 소방차를 반드시 대기시키고, 새로운 장비 도입과 소화전의 대용량화가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공단 또는 기업체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사고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울산 남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소방공무원과 석유화학공단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재방어검토회의'를 갖고 현대EP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 분석과 대처방안 등을 토론한 후 새로운 장비 도입과 대형 소화전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EP 폭발 사고 당시 석유화학 공단 내 소화전의 용량 부족과 진압 장비의 열세로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 때문이다. 

 공단내 폭발사고 대부분 장비 약해 초기진압 난항
 무인방수굴절차·빅건·대형소화전 등 소방력 강화
"기업 스스로 안전시스템 정비등 사고예방 나서야"

 이에 따라 남부소방서는 내년 5월 도입 예정인 무인방수굴절소방차를 비롯해 120m 거리를 방사할 수 있는 빅건(Big gunㆍ대용량 방수포 장비)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또 현재 1분당 6.569ℓ의 물을 뿜어내는 소방전을 15.549ℓ를 분출하는 대용량으로 바꿀 예정이다.
 박수원 남부소방서 대응구조과장은 "새로운 장비가 들어오고 소화전이 교체되면 화재진압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소방력 강화를 위한 개선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소방본부는 지역 기업체들은 정기보수(Shut Down) 이후 소방차 등 소방력을 대기시킨 상태에서 재가동에 들어가도록 조치했다.
 지역 유화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폭발 및 화재 사고 중 정기보수 이후 재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7일 오후 발생한 남구 부곡동 (주)현대EP의 폭발 및 화재 발생도 정기보수(8월12~16일) 직후인 17일 오전 재가동에 들어갔다가 7시간여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본부는 정기보수 업체 재가동시 소방차를 근접배치토록 의무화하고 자체 소방차를 보유하지 못한 업체에 대해서는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지역 유화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고가화학, 중화학, 경화학 소방차 등은 56개 업체에 87대로, 조작인원은 1,570명이지만 보수작업 후 재개동시 소방차의 근법배치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공단 또는 기업체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갖고 예방에 나서지 않을 경우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울산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울산국가산업단지내에서의 폭발사고는 22건으로 한해 평균 2건 꼴로 발생하고 있다.

 기업들이 전체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 시설 재투자를 회피하거나 안전부서를 축소하고 있고, 최저가 입찰에 의한 보수업체 선정 등을 되풀이 하면서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안전부서 인원보강과 자체 안전점검 등과 관된련 구속력 있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영남권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관계자는 "울산지역에는 건설된지 30년이 넘는 석유화학업체가 적지 않지만 시설투자를 하지 않는데다, 안전불감증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체들의 인식전환이 없는 한 폭발사고는 상존할 수 밖에 없다"고말했다. 사회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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