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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산은 낙동정맥이 서서히 남하하면서 간월산과 신불산을 지나 영축산에서 솟구쳤다가 다시 남쪽으로 이어진다. 영축산(靈鷲山)은 신령 영(靈)과 독수리 취(鷲)자를 합친 영취산인데, 영취(靈鷲)의 불교식 발음이 영축(靈鷲)이라고 한다. 즉 신령스러운 독수리가 살고 있는 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산의 동쪽 사면은 깎아지른 듯 급경사를 이루고, 서쪽 사면은 완만한 지형을 이룬다. 영축산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펑퍼짐한 능선은 광활한 억새밭을 이루고 있으며, 산정에는 단조성이라는 산성이 있다. 또한 산자락에는 우리나라의 3대 사찰중 불보사찰인 통도사가 자리 잡고 있다.

▲ 신령스러운 독수리가 살고 있는 산이라는 뜻의 영축산은 군데군데 바위절벽과 암릉이 연출하는 풍광이 장관이다. 사진은 영축산에서 바라본 함박등으로 이어지는 능선.


# 통도사 지산마을 버스종점서 출발
봄(春)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겨울 내내 얼어든 시냇물도 졸졸 소리를 내고 나뭇가지마다 새싹을 틔우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주 산행은 양산 영축산을 오른 뒤 지산마을 버스종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소개한다.
 먼저 통도사 지산마을 버스종점을 찾아간다. 산행기점인 지산마을(버스종점) 영축상회 앞으로 난 마을길을 따라 오른다. 마을길을 따라 2분정도 오르다보면 펜스가 끝나는 곳에서 왼쪽으로 오르는 산길이 있다. 20여분 뒤 축서암 사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다시 10여분 뒤 비로암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개울을 지난다. 집수탱크를 지나 두 번째 개울을 건너면 비로암으로 향하는 능선길이 이어진다.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산길은 첫 번째 능선을 지나면 길은 두 갈래 나누어진다. 오른쪽(위쪽)은 반야암능선(일명 중앙능선)-영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로이고, 왼쪽(진행방향)은 비로암 으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소나무 숲 사이로 길은 연속된다. 30여분 뒤 비로암과 연결되는 주 등산로에 도착한다.(비로암 뒤 등산로) 비로암은 하산시 둘러보기로 하고 비로암계곡을 좌측에 두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지산마을~외송능선 미지의 숨은 코스
군데군데 바위절벽·암릉이 주는 위압감
통도사·은수샘 등 산행중 잠깐의 여유도

▲ 외송능선의 와송.
# 외송능선의 와송
등로를 따라 10분정도면 오르다보면 땅바닥 돌에 (우)정상, (좌)X 위험 표시된 곳에 도착한다. 여기서 왼쪽은 백운암과 숨은재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로이고, 오른쪽(정상)방향은 삼형제바위를 지나 영축산 아래 안부, 비로암 방향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오르게 되는 등로이다. 비로암계곡을 따른다. 초입부터 산길은 너덜지대로 접어들고, 수많은 돌자갈이 너부러져 있고 길 또한 선명하지가 않다. 선답자의 시거널 표시에 의존하며 조심스럽게 지그재그 식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점차 고도를 높여간다. 갈림길에서 출발한지 30여분쯤, 왼쪽으로 누군가가 붉은색 페인트로 방향표시를 해두었다. 외송 칼바위능선으로 오르는 초입이다. 보기에는 흉하지만 외송 칼바위 능선길을 찾아가는데는 한결 쉬운 편이다.


 페인트 표시 방향으로 너덜길은 계속 이어진다. 약간 가파른 산 능성을 돌아 왼쪽으로 이어지는 7부 능선에 올라서면 비스듬히 누운 멋진 소나무 한 거루가 동쪽의 햇살을 한껏 받으며 싱싱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수백 년을 지나오면서 모진 풍파에 시달려도 고고하게 자라고 있는 와송(臥松)이다. 고고한 선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외송능선을 와송(臥松) 능선이라 부르기도 한다. 즉 누워있는 소나무가 있는 능선이라는 뜻이다. 소나무를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다. 멀리는 천성산과 정족산이 안개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나타내고, 왼쪽으로는 함박등과 죽바우등, 오룡산도 보인다. 

▲ 영축산 주능선의 기암괴석들.
# 본격적인 암릉길
누운 소나무를 지나면 본격적인 암릉길로 접어든다. 아기자기한 바위능선길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바위를 타고 오르는 재미 또한 쏠쏠하지만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바위틈을 지나고 직벽구간을 로프를 잡고 오르면 삼면이 확 트이는 조망이 좋은 바위전망대에 올라선다. 왼쪽은 반야암능선이 손에 잡힐 듯 이어지고, 오른쪽은 천태만상(千態萬象)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고개를 약간 돌리면 영축산 정상방향으로 삼형제 바위도 보인다. 이처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바위능선길을 타고 오르면서 느끼는 경치는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을 능가할 정도다.
 몇 번의 바위타기가 끝나면 영축산에서 한피고개,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주능선(1,060m)에 올라선다. 단조성 남서쪽 산성으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이때부터 사방팔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기 시작한다. 맞은편의 천황산과 재약산, 신불산, 멀리 가지산과 운문산, 고헌산, 남쪽으로 함박등과 오룡산, 동쪽으로 통도사와 지산마을의 평화로운 모습, 정족산, 천성산, 대운산 등 조망이 뛰어난다. 올라온 외송능선은 까마득한 바위암봉으로만 보일 뿐이다. 여기서 영축산 정상까지는 10여분 거리에 있다.
 영축산 정상의 표지석에는 1,081m로 기록돼 있다. 산 정상에서의 경관은 대단하다. 통도사를 기점으로 마치 병풍처럼 펼쳐지는 수십 길 낭떠러지며, 기암절벽은 한층 멋을 더해준다.


▲ 비로암.
 발걸음을 돌려 영축산을 내려서면 영축산을 기점으로 북쪽으로는 신불재를 거쳐 신불산으로, 서쪽으로는 사철 수량(水量)이 풍부한 배내 방면으로, 남쪽으로는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한피고개-시살등-오룡산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능선산행 코스가 펼쳐진다. 영축산 정상에서 시살등으로 가다 보면 삼형제바위능선을 비롯해 외송능선, 비로암 중앙능선, 병풍바위능선, 쥐바위능선 등 통도사 방면으로 짧게 뻗은 암릉도 볼 수 있다. 조망이 트이는 바위 위에 올라서면 호연지기가 절로 느껴져 연거푸 탄성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왼쪽 길을 따라 함박등(1,052m)으로 향한다. 능선길을 따라 좌우의 기암괴석을 구경삼아 천천히 30여분 걷다보면 일명 숨은재에 도착한다. 이곳은 은수샘, 비로암, 극락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초입부터 경사길이 시작된다.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등로다. 조금 후 첫 번째 지능선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은수샘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고, 진행방향(오른쪽)은 은수샘 능선을 우회하면서 내려가는 등로이다. 오른쪽으로 향한다. 내리막길은 너덜길의 연속이다. 큰 돌과 작은 돌들이 썩혀 자칫하면 발목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조심조심해서 너덜 길을 내려오면 백운암 갈림길에 도착된다. 바위에 파란 글씨로 '백운암'이라고 쓴 듯 한데 지워져서 알아보기 힘들다. 왼쪽 길은 은수샘 방향이다. 은수샘까지는 5분여 거리에 있다.
 
# 은수샘
은수샘은 높이가 30여m 되는 바위굴 암반사이에 서 흘러나오는 맑은 샘물로 등산객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연중 흐르는 물의 양은 일정하며 물맛 또한 참 좋다. 
 맛좋은 은수샘 물을 마음껏 들이켜고 20여분 내려오면 오른쪽 계곡방향으로 제법세찬 물소리가 들린다. 비로폭포다. 비로폭포는 높이가 40여m 돼 보이는 3단 폭포다.   
 비로폭를 감상하고 20여분정도 내려오면 함박등(1,052m)과 함박재에서 내려오는 갈림길 개울부근에 도착된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길 따라 내려오면 외솔 칼바위능선으로 올라갔든 길과 만나고 10여분 뒤 비로암 일주문과 사천왕문 역할을 하는 여시문(如是門) 앞마당에 도착한다.
 
▲ 비로폭포.
# 비로암
통도사 비로암(通度寺 毘盧庵)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영축총림((靈鷲叢林) 통도사(通度寺) 내 19개 암자다. 조선14대 왕 선조 11년(1578년)에 태흥대사에 의해 중건된 후 여러 차례 보수 됐으나 기록이 없다고 전한다. 비로암에서 지산마을(버스종점)-출발지점까지는 극락암가는 길로 내려가다가 지산마을로 항하는(이정표가 안내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지름길은 비로암 조금아래에서(다리를 건너기전) 개울을 따라 내려오면 반야암 암자를 지난 뒤 왼쪽으로 사방 보를 찾으면 된다.
 지산마을 마을버스주차장에서 출발해 외송 칼바위능선은 아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숨은 코스다. 군데군데 바위절벽과 암릉은 산객의 간장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하고 산 정상에서면 영남알프스의 모든 산맥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산악인·중앙농협 달삼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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