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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치는 오랫동안 고급음식의 대명사였다. 일본 북해도 어부들에게 참치는 '바다의 로또'로 불릴 정도로 값비싼 어종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횟감으로 사용이 가능한 무게 80㎏ 이상의 대형 참치를 포획하면 어부 일생에 두고두고 자랑을 할 정도다. 때문에 참치를 회로 먹는다는 것은 웬만한 부자나 미식가가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우리가 먹었던 것은 참치통조림에 들은 참치이거나 일식집의 초밥에 씌어져 나오는 참치가 고작이었다. 이는 참치 가운데 최하품으로 분류되는 날개다랑어나 가다랑어로 횟감으로는 전혀 사용할 수가 없다. 살이 너무 연하고 겹살이 많으면 통조림용이나 국물을 내는데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참치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참치는 어느 지역에서 잡았느냐 하는 것도 무게와 어종 이상으로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만큼 참치는 까다롭다. 참치업계에서 횟감으로 최상품이라 하는 200㎏ 이상의 참다랑어는 한 마리에 2억원을 호가한다. 이런 참치회를 먹으려면 1인분에 10만 원 이상을 지출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같은 고가의 참치를 취급하는 참치전문점이 어느 순간 우리의 외식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조류독감으로 시들해진 닭고기와 오리고기, 광우병 공포에 휩싸인 쇠고기를 대신해 각광을 받는 추세다.
 특히 울산에서 참치전문점은 더욱 빠른 속도로 외식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참치전문점이 몰려 있는 남구 달동 목화예식장 뒤편에서 롯데백화점 울산점 멀티플라자 입구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벌써 20여 곳을 넘어섰다. 이 구간에는 최근 두 달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3~4개소에만 불과했다. 이들 가운데는 일식집에서 참치만을 취급하는 단일점으로 전환한 것을 비롯해 업종전환으로 가세한 업소 등 과정도 가지가지다. 이들 전문점의 특색은 따로 방을 만들지 않고 바와 테이블 등 오픈매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가격대도 기존 참치전문점과는 완전히 다른 저가 공세를 하고 있다. 고급형 음식점보다 절반 수준의 식대로 다양한 참치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자랑이다. '2만원에 무한리필'이라는 간판이 있는가 하면 '특선메뉴 참치 1인분에 1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플래카드도 등장해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최근의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이 톡톡히 한 몫을 한 결과다. 그러나 우리가 먹고 있는 수입산 냉동 참치의 경우 어느 나라 것인지, 보관일수는 얼마인지, 어종은 무엇인지 어느 것 하나 정확치 않아 제2의 먹거리 소동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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