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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의 승패 관건은 시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공약 발굴과 함께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갖춘 인물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정당 지지도 면에서 다른 당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치에 있지만, 지역사회의 기대치를 담아낼 자질을 겸비한 인물을 후보로 세우지 못할 땐 높은 당 지지도는 허울에 그칠 공산이 크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여당에 비해 당 지지도 면에서 월등이 떨어지지만, 지역의 미래를 이끌 비전을 갖춘 '스타급' 대표주자에 내심 기대를 걸며,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한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자 경쟁력 제고와 취약층 공략에 사활을 걸 태세다.

 

# 각당 후보자 경쟁력 제고·취약층 공략 사활
울산지역 5개 기초단체장 선거의 예측 판세를 결론부터 말하면, 특정정당과 후보에 쏠림현상이 사라진 '예측불허의 혼전'으로 요약된다.
일단 후보구도는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한국당의 아성에 도전하는 형국인데, 5개 구·군에 걸쳐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예비후보 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여야를 통틀어 68명에 달한다.

울산의 모태이면서 전통적으로 보수텃밭으로 불이던 중구는 지난해 5월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색이 옅어진 상태이며, 현 박성민 구청장을 비롯한 여야 출마예상자는 11명 정도다.
남구 역시 갈수록 진보진영의 지지층이 두터워지면서 현 서동욱 구청장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준비 중이며, 동구와 북구는 역대 각종 선거와 마찬가지로 올 지방선거도 보수와 진보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4선 제한에 걸린 신장열 군수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울주군은 여전히 보수 강세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지난해 대선에 가능성을 확인한 여당과 진보진영이 양보 없는 일전을 준비 중이다.
울산의 5개 구·군별 바닥 표심과 판세를 짚어보면, 우선 울산의 정치 1번지인 중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었다. 한나라당에 이어 새누리당 시절엔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 보장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보수색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혁신도시와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중구의 보수색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 한국당, 스타급 주자 내세워 명예 회복 도전
최근 3~4년 사이 중구의 표심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급기야 지난해 대선에선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이변을 낳았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6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중구에 진보 구청장을 심겠다고 벼르고 있다.
올 중구청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도 보수진영이 지난 20년간 쌓은 아성을 지켜내느냐의 여부로 모아진다.

현재까지 형성된 각 정당의 중구청장 경선구도는 민주당의 경우 박태완 전 중구의장이 출전을 준비 중이고, 한국당에선 박성민 구청장을 비롯해 박영철 전 울산시의회 의장, 이성룡 시의원, 김영길 전 중구의장이 예비 후보군으로 묶인다.
통합을 준비 중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선 아직 인물이 나서지 않고 있으며, 민중당에선 천병태 중구의원, 정의당 김성재 중구지역위원장, 노동당 이향희 시당 부위원장 등이 본선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남구는 중구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었다. 지난 20년간 다섯 번의 구청장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진보진영에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고, 역대 총선에서도 보수진영의 텃밭이었다.

# 고공행진 민주당, 文정부 1년 심판성격 부담
하지만 2016년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남구의 바닥 민심에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데 이어 지난해 대선에선 진보성향의 표심이 보수 텃밭을 갈아엎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당의 입장에선 당장 올 지방선거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당 지지도에만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선의 표심이 6월까지 이어질 거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올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1년의 심판 성격을 갖는 점도 민주당의 입장에선 부담이다.
무엇보다 지난 연말 조직혁신을 마무리한 한국당이 강한 야당의 역할론을 부각시키며 무너진 지지세력 복원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어 남구청장 선거는 예측불허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당 예비후보는 민주당에선 김지운 시당 대변인과 김진규 변호사, 박성전 남구의원, 김승호 울산대 교수가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박순환 전 울산시의회 의장도 출마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한국당에선 서동욱 구청장과 변식룡 울산시의회 부의장, 임현철 울산시의원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국민의당에선 고원도 남구을지역위원장, 민중당은 김진석 남구지역위원장과 조남애 남구의원, 정의당에선 이재석 남구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노동자의 도시, 동구는 전통적으로 노동계의 입김이 강한 곳이다. 그만큼 진보 강세 지역이지만, 보수진영도 만만찮은 지지층을 구축하고 있다. 때문에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에선 노동계를 대표하는 진보 주자와 보수 후보가 늘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올 동구청장 선거는 지난해 대선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민주당이 가세하면서 보수 맡형 격인 한국당과 노동계 중심의 진보진영이 대결하는 3파전 이상의 선거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따라서 동구청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보수의 수성이냐, 진보의 탈환이냐다. 물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변수다.
민주당에선 정천석 전 동구청장과 장만복 동구의회 의장, 김원배 동구의원이 예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한국당에서는 권명호 구청장의 단독 출마가 예상된다.

국민의당에선 손삼호 동구지역위원장이, 민중당에선 김경득 전 동구의원, 이은주 동구지역위원장, 이재현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이 출마할 예정이고, 정의당에서는 박대용 전 동구의원이, 노동당에선 이장우 시당위원장과 정병모 동구당협위원장, 하창민 시당 노동위원장이 예비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북구는 동구와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표심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곳이다. 국내 최대 단일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이 밀집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다. 이 때문에 북구는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효과 성적 촉각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수진영이 영 맥을 못 춘 것도 아니다. 노동자의 바닥 민심이라는 불리한 형세 속에서도 보수진영은 나름의 탄탄한 지지층을 바탕으로 역대 선거에서 결코 진보에 밀리지 않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재작년 말 대통령 탄핵을 전후해 와해 조짐을 보이던 보수 지지층이 지난해 대선을 계기로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다. 따라서 올 북구청장 선거는 수성을 노리는 한국당에 맞서 3~4명의 진보진영과 중도보수 후보가 도전하는 다자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입장에선 불모지나 다름없던 북구에서 잡은 기회를 지방선거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국당과 통합을 앞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중도 보수층을 놓고 북구에서 양보 없는 대결을 준비 중이다. 또 민중당과 정의당은 진보정치 1번지 북구에서 진보의 맹주 자리를 놓고 일전 태세에 들어갔다.
각 정당 후보로는 민주당의 경우 이상현 북구지역위원장과 강혁진 전 북구의원, 조강훈 시당 정책위 부위원장, 이동권 전 청와대 비서관, 박영수 시당 국민소통특위원장이 출전을 준비 중이다.

# 당내 후보 경쟁 가열…치열한 공천 싸움
한국당에선 박천동 구청장과 이수선 전 북구의회 의장, 정치락 시의원이 예선 경쟁을 벌이며, 국민의당에서는 이상범 전 북구청장과 이영희 시당위원장, 김재근 전 북구의회 부의장이 출마를 고려 중이다.
또 바른정당에선 강석구 전 북구청장이, 민중당에선 강진희 북구의원, 안승찬 북구의원,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 수석부본부장이, 정의당에선 김진영 시당위원장의 출전을 예고한 상태다.

울산지역 5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에서 울주군이 올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역인 신장열 군수가 단체장 3선 연임 제한에 막혀 출마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주공산'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리 없는 여야 각 정당의 인사들이 출마에 나서면서 5개월여를 앞둔 지방선거 예선 경쟁에만 16명의 예비후보군이 난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울주군수 선거는 보수와 진보 모두 진영 분열에 따른 지지층 분산으로, 어느 때보다 힘겨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선거에서 난공불락의 아성을 쌓으며 보수 텃밭으로 불린 울주군은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뚜렷한 정치 지형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오는 6월 선거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기대를 건 진보진영과 수성을 노리는 보수진영이 예측불허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정당 예비후보로 민주당에선 김성득 전 울산대 교수, 오세곤 전 울주군 국장, 윤장우 전 창신대 겸임교수, 이선호 공공병원유치위원장, 최유경 울산시의원이 당내 후보 경쟁을 벌인다.

한국당에선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과 한동영·허령 울산시의원, 조충제 울주군의원, 이순걸 전 울주군의회 의장, 김헌득 전 울산시의원, 서범수 전 울산경찰청장 등이 출마를 고려 중이다.
 또 민중당에선 김민식 울주군의원과 최한석 울주군 지역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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