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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할는지…"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틀째인 10일 비까지 내리면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발품을 파는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울산 남구의 한 약국 앞에는 10여명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치지 않으면서 시민들은 저마다 우산을 쓴 채 추위를 참아가며 약국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8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한 시민은 "어제 뉴스와 인터넷을 보니 5부제가 시행돼도 마스크를 사기 어렵다는 말들이 많길래 일찍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며 "비도 오고 추운데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오늘은 마스크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애써 위안을 삼고 있다"고 한숨 섞인 말을 전했다.


 이윽고 오전 9시부터 약국들이 잇따라 마스크 판매에 들어갔는데, 5부제 시행 이틀째임에도 제각기 다른 마스크 입고 시간과 5부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시민들 등으로 혼선은 여전했다.


 남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5부제 시행 이틀째라 하더라도 사실상 오늘 마스크를 사러 온 시민들은 첫 순번을 겪는 것이다 보니 혼선이 여전하다"며 "이번 주 내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간이 다른 것은 공적 마스크 판매를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역마다 소수의 배송업체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시민들이 한 약국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마스크가 입고된 약국을 알아서 찾아야만 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오전이 지나 오후 1시가 다 될 쯤에는 다급한 모습의 시민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 내내 마스크를 사기위해 발품을 팔았다는 한 시민은 "오늘 못 사면 주말에도 절대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점심시간 동안 약국 대여섯 곳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마스크를 샀다"며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이런 짓을 앞으로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스크를 구해도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아예 반차나 연차를 쓴 시민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중학생 딸과 함께 약국을 찾은 시민은 "딸아이와 딱 서른 살 차이가 나서 구매 요일이 같은데, 아이 혼자 외출하는 것이 신경이 쓰여서 그냥 연차를 내고 같이 마스크를 사러 나왔다"며 "앞으로 아이가 학교를 갔을 때 쓸 마스크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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