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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9일 거리두기를 기존 1.5단계의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만인 어제 서둘러 발표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주말 사이 울주군에 있는 한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두드러졌다는 판단에서다. 머뭇거리다가는 피해가 더 커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발 빠른 대처라고 본다. 

현재 울산은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자 25명, 10일 11명, 11일 오후 3시 기준 33명 등 적지 않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콜센터, 사우나, 유흥시설 등을 통한 연쇄감염이 지속되고 있어 불안감이 한층 가중되는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최근 국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4차 대유행 초기 단계로 보고, 3차 대유행 때보다 더 큰 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까지 한 상태라 위급함이 담겨있다. 

송철호 시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콜센터와 목욕장 등에서의 집단감염 확산이 지속되고 있으며, 10일과 11일 양일간에는 유흥시설, 식당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내의 동시다발적인 발생과 확진자와의 접촉에 의한 N차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당초 시는 자체 방역역량으로 감염확산 억제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연장할 계획이었으나, 확진자에 의한 N차 감염과 발생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확산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여느 때보다 강한 초조함과 다급함이 엿보였다. 그만큼 사태가 엄중하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다. 

이와 함께 울주군 자동차 부품업체인 '우수AMS'에서 직원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 회사 근로자들이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노래연습장과 유흥주점 등의 종사자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명령하는 행정조치를 11일 발령했다. 대상자는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13일 오후 6시까지 울주군보건소, 상북면민운동장 임시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2단계로의 격상은 내일 자정부터 오는 25일 24시까지 한시적이다. 이에 따라 유흥시설·실내체육시설·노래연습장·식당·카페·목욕장업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10시까지만 운영해야 한다. 식당·카페는 밤 10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현행과 같이 유지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는 강화된다.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실내 전체에서, 또 실외에서는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일 때는 마스크를 항시 착용해야 한다. 고위험 시설 방역관리도 강화된다. 고용노동부 콜센터발 감염확산의 조기 차단을 위해, 콜센터 내 공용공간(휴게실·탕비실 등)에서는 음식 섭취 및 대화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또 콜센터 등 방역 사각지대 고위험 사업장에 대해 집중점검을 추진하고, 사업장 근로자 일 1회 이상 증상확인 여부 등 점검을 통해 방역수칙의 실천력을 높일 계획이라 한다. 많은 불편이 따르겠지만 코로나19의 더 큰 확산세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역 준수 의지를 꺾고, 감염이 더욱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 

2단계 격상 조치에 앞서 일상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점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경고했음에도 주말 울산지역 번화가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방역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음식점, 술집 등 입장 시 QR코드 체크인 혹은 수기명부 작성 등이 허술했으며 가게 내부에서 마스크를 수칙대로 착용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스크 쓴 모습만 아니라면 최근 상황은 마치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긴장의 끈을 놓으면 언제라도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의 늪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더 해 준다. 그동안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이전과 가장 근접한 생활이 가능한 것도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조금씩 양보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문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주는 물심양면의 피해다. 폐업에 대한 두려움을 참아 내라고 반복해 요구하려면 정부나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또한 시민 일상생활이 제약되고, 경제적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지만, 지역 확산세를 차단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불필요한 모임과 다중시설 이용 자제 등 시민 협조로 더 이상의 연쇄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시민의 자발적인 협조와 정교한 방역 대책이 필수적이다. 자칫 긴장감을 놓친다면, 4차 팬데믹과 함께 엄청난 피해와 손실이 덮친다. 다시 한번 경각심을 높이고 느슨해진 고삐를 다시 다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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